문학이 주는 의미와 삶의 의미는 다르다. 그것은 문학은 이상이며 삶은 현실인 까닭이다. 그래서 문학이 주는 아름다움과 삶이 주는 쓸쓸함의 간격이 생겨나지 싶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학이 주는 의미와 이상이 힘겨운 삶을 어루만져주지 않는다면 삶은 더 쓸쓸하고 외로울 것이다.

혼자 저물어가는 노을을 보면서 커피나 술을 마실 때, 겨울비에 젖은 낙엽이 발에 밟힐 때, 허리 굽은 노인이 힘겹게 오르막을 오를 때,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몸부림 칠 때, 그 때 문학은 우리를 어루만져 주며 우리 한숨을 거들어 주는 것이다.

우리가 삶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문학이 제공해 주는 저 불투명한 희망 때문이다.  우리가 상처투성인 삶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힘을 얻는 것도 문학이 주는 희망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를 읽고 소설을 읽고 에세이를 읽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것들이 주는 위로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물어가는 한해의 뒷모습을 보면서 올해 읽어야겠다고 책상에 쌓아 둔 책을 다시 펼쳐 보고 있다.

한 줄도 좋고 한 페이지도 좋다. 어떤 문장이 되었건, 책을 읽는 순간 자음과 모음의 기표에 불과했던 문장들이 부드러운 솜털이 되어 마음을 감싸줄 것이다. 사람은 자기에게 맞는 적합한 문장을 찾지 못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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