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허백련, 박수근, 오지호, 백남준 등 49명의 작품 63점    
수장고 문 열기 어렵다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작품 임대 전시
12월12일까지… 전남도립미술관에서도 이런 귀한 작품 볼 수 있었으면 

 

오지호 作 남향집

도립미술관이 광양에 들어서고 집 앞에서도 좋은 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시민들의 미술에 대한 안목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지방 소도시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귀한 전시가 있어 소개한다.<편집자 主>

이중섭, 박수근, 김기창, 허백련, 오지호, 이응노, 유영국, 이우환, 김창열, 박서보, 백남준 등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찬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다음달 12일까지 정읍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정읍시립미술관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특별전’으로 준비했다.
3층 건물에 3전시실까지 갖추고 2015년 개관한 정읍시립미술관은 정읍시립국악단, 정읍문화예술회관과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작은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즐비한 1층 카페는 정읍시내 풍경을 한 눈에 내려다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여유도 누릴 수 있어 정읍시민들의 문화요람으로 사랑받고 있다.
지난 9월 7일부터 12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활동했던 오지호, 도상봉, 김기창, 이중섭, 변월룡, 장욱진, 김환기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1부 ‘근대미술을 꽃 피우다’ ▲1950년대 현대미술 맥락에서 시작된 추상미술의 경향을 담은 김환기, 유영국, 하인두,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관인식 등의 작품이 전시된 2부 ‘추상미술로 실험하다’ ▲1970년대 실험미술뿐 아니라 1980년 리얼리즘 회화, 1990년 이후 백남준, 박현기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3부 ‘매체 예술로 확장하다’로 나눠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30년부터 1950년대 격동의 근현대사를 그림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 문을 여는 게 쉽지 않다는 작품들이 대거 전시되고 있어 미술을 사랑하는 일반시민들과 작품 활동을 하는 현직 미술인들에게 감동과 설렘을 안겨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6·25전쟁, 노동자의 삶 등 193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의 근현대 역사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어 작품 하나하나 마다 관람객들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1층에 마련된 1부 전시 ‘근대미술을 꽃 피우다’는 오지호, 도상봉, 김기창, 이중섭, 변월룡, 장욱진, 김환기 등의 작품이, 2층에 마련된 2부 전시 ‘추상미술로 실험하다’는 김환기, 유영국, 하인두,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관인식 등의 작품이, 3부 ‘매체 예술로 확장하다’는 1970년대 실험미술뿐 아니라 1980년 리얼리즘 회화, 1990년 이후 백남준, 박현기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용우·이상범·김은호·노수현·변관식·허백련 등 근현대사 대가 6인의 병풍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번 전시가 주는 특별함이다. 
순천에서 온 관람객 A씨는 오지호의 작품 ‘남향집’앞에서 발이 멈췄다.
A씨는 “그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은 없지만 그림 보는 것을 좋아해서 덕수궁 현대미술관을 종종 가곤 한다”며 “지방의 소도시 작은 미술관에서 이렇게 귀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한달음에 달려왔다. 광양에 있는 도립미술관에서도 거장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읍시립미술관 전경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