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배알도로 정착
역사 문헌에는 모두 사도(蛇島)로 표기
풍수학상, ‘뱀섬’ 섬진강 끝 뱀의 머리 해당 

지명은 함부로 바꾸어서도 안 되지만, 역사적인 기록을 무시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그런데, 배알도 수변 공원이 유명세를 타면서 배알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명의 확실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문제는 배알도(拜謁島)라는 표기는 문헌 어디에도(현재까지는) 기록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그런데도 마치 배알도라는 지명이 오랫동안  정식 명칭으로 사용된 것처럼 표기해 오고 있는 것.

광양시에서 야심차게 편찬한 시지조차 옛 문헌(여지도서와 대동여지도)에도 ‘사도(蛇島)’라고 명확하게 표기 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중에 떠도는 풍문에 의하면 망덕산이 천자봉조혈(광양 시지에 표기)인데 배암섬이 망덕산을 보고 절(拜謁)하는 형국이라 그렇게 배알도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이현령비현령에 불과하다는 게 태인동 주민들의 설명이다.

태인동 최 모씨(81)의 말에 의하면“ 만약 그렇다면 태인도가 망덕을 섬긴다는 주종관계라는 설명 밖에 더 되지 않는다”며“그저 몇 사람들의 주관적인 해석에 불과한 것을 사실인양 호도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아마도 배암섬이라는 어감이 귀에 거슬리다 보니 좀 더 나은 이름을 찾던 중 어느 날 슬그머니 배알도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양학 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배알이라는 말도 사실은 뱀처럼 구불구불한 창자를 가리키는 순수한 우리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도 ‘배알꼴린다’는 말을 하는데, 아마 그 말을 보다 좋은 한자로 차용하다 보니 배알도(拜謁島)로 표기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 당시 지명은 대부분 풍수환경을 근거로 했다는 사실을 감안해 본다면 아마 풍수적으로 해석하는 게 가장 타당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전북 진안에서 시작하는 섬진강 550리가 마치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지고 있는 데, 배암섬이 섬진강을 헤엄치고 나온 ‘머리‘로 볼 수도 있다는 것. 

이 설명을 들은 광양시 모 문화 해설사는“ 우리도 궁금하기는 했다. 역사적인 기록에는 분명히 사도로 표기 됐는데 왜 배알도(拜謁島)가 되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배알도를 설명할 때는 늘 궁색한 설명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앞으로는 사도에 관한 설명을 먼저 한 후 배알도에 관해 설명을 해야 하는 게 역사적으로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광양시 관계자는 “아직 배알도(拜謁島)라는 명칭이 언제부터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 역사적인 문헌을 찾지 못했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배알도로 불리게 된 역사적 기록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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