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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광양을 걷다 -26 ‘운동본능’ 깨우는, 걷기 좋은 동네 ‘금호동’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동네, 우리는 그곳을 ‘금호동’이라 부른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1.11.2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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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동으로 시집보내지 마세요, 시부모님들이 장수해요” 
이 문장이 어떤 이들에게는 불편하거나 불쾌함을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막상 두어 시간 동안 금호동을 한 바퀴 걸어보니 이해가 된다.
느릿느릿 걸어도,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뛰어도, 자전거를 타도 좋은 최적의 환경을 갖춘 이 동네 에서는 아무리 걷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운동본능’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새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정주환경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금호동처럼 자연과 가까운 주거환경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금호동 주택단지는 80년대 초, 광양제철소가 들어서면서 주택단지의 모습을 갖췄고, 당시만 해도 다른 지역의 주택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건물의 모양과 색깔, 숲이 어우러진 이색적인 모습으로 광양제철소를 견학 오는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는 하나의 견학코스였다.
1988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입사한 A씨의 이십대 초반 이후의 주거지는 오직 금호동이었다. 사내결혼을 해서 아들 둘을 낳아 잘 키웠고, 25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지만 아직도 금호동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살수록 좋다는 걸 느낀다. 언제든 운동화만 신고 나오면 안전하게 걸을 수 있고, 걷다보니 건강도 챙길 수 있다”며 “중마동에서 술자리를 끝낸 남편의 대리기사를 하기 위해 밤늦은 시간에도 걸어서 중마동을 나갈 만큼 치안도 좋다”며 금호동에 사는 것을 무척 행복해한다.
금호동 예찬론자가 된 A씨와 함께 금호동을 걸어서 한 바퀴 돌았다.  장미연립 아파트 뒤편에 있는 숲을 한 바퀴 돌고 내려 온 다음, 제철학교단지 입구를 지나 금당주택단지까지 이어지는 ‘금섬해안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해안도로를 걸었다. 군데군데 남파랑길 이라는 이정표도 보인다.
마로니에 잎들이 떨어져 뒹구는 천연 숲은 만추의 백미를 장식한다.
‘금섬해안길’은 곳곳에 쉴 수 있는 의자, 금호대교 아래 벽화는 짧지 않은 거리를 힘들지 않고 즐겁게 걸을 수 있게 해준다.
A씨처럼 광양제철소에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금호동에 둥지를 튼 지 30여년이 됐다는 B씨도 “금호대교 건너면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하루가 다르게 들어서고 있어서 조성된 지 40여년이 다되어가는 금호동은 상대적으로 쇠락한 느낌이 없지 않다”며 “그래도 금호동을 떠날 생각은 없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이 한번 씩 다녀가면서 ‘참 좋다’라고 한다. 외지에서 들어 와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걸 보니 살기 좋은 곳이라고 소문이 난 모양이다”고 말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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