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어떤 형편인지를 OECD에서 낸 통계의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살펴보았다. 34개국 중에서 우리나라는 이혼율 1위, 자살률 1위, 사교육비 1위, 출산율 꼴찌, 하여 행복지수가 꼴찌이다. 이것이 속일 수 없는 우리나라의 실태다. 이게 정상적인 사람들이 사는 올바른 사회인가? 이건 제대로 된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없는 절망적 사회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가. 그건 도깨비도 아니고 외국 사람들도 아니고 우리 자신들이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이 불행으로부터 벗어나서 사람다운 삶을 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찾고자 도산 안창호 선생을 부른 것이다.
 

도산은 선교사의 도움으로 미국에 유학하는 행운을 얻었다. 하지만 도산은 미국을 돌아보고, 그곳 한인 동포의 불결하고 비인간적인 생활의 모습을 보고서 공부를 접어두고 몸소 청소부가 되어 동포들의 생활 개조 운동을 시작했다. 자신이 직접 청소 인부로 일하면서 성실과 신의로써 미국 사람들의 한인에 대한 의식을 바꾸어 나갔다. 그는 그렇게 민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과 삶을 건전하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우리 민족을 건전하게 하는 길이고, 그들을 참된 선비로 가르치는 일, 즉 ‘흥사(興士)’의 일이고, 그것이 진정한 구국 독립운동이 된다고 보았다. 
 

도산은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었으며, 그래서 흥사단 정신을 따르고자 하는 단원을 향하여 말하기를, 지금 수억 명이 되는 기독교도 처음 예수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것처럼, 그렇게 건전한 한 사람의 인격자로부터 시작해서 민족의 재생과 독립이 이루어진다고 하면서 흥사단은 정치 단체도 아니요 혁명 단체도 아닌, “수양 단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도산의 진실과 “백의 논설보다 일(一)의 실물이 더 유효”하다는 무실역행의 가르침은 오늘 우리에게 참(實)과 정(正)과 선(善)의 깊은 의미를 새롭게 제시해 주었다. 
 

도산은 우리 민족을 서로 깊이 사랑하고, 거짓이 없고, 분열이 없고, 부지런한 민족으로 만드는 것이 곧 세계 인류를 하나 되게 하는 길이라고 여겼다.  그는 좁은 의미의 민족주의자가 아니었고, 그 마음과 사랑의 대상에 전 세계 인류를 품은 진정한 박애주의자였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동. 서양을 아우르며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깊은 정신과 철학을 지닌 위대한 사상가였다. 도산은 오늘 남한과 북한 모두가 따를 수 있는 큰 선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는 신체적인 장애 혹은 기타 악조건 때문에 고등교육을 받지 못함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작지 않다. 그러나 다행히 고등교육을 이수한 지식인들이 우리 사회, 정치, 경제, 문화, 과학, 교육, 의료, 언론, 종교, 법조계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지식인들 덕분에 우리는 1세기, 2세기 전의 제왕이나 귀족이 누리지 못하던 호사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오늘에 만족하고 안주할 수 없는 비관적 암운이 맴돌고 있다. 지식이 선순환이 되지 않고 침체됨으로, 침체된 지식은 후퇴를 가져오고 부패되기 마련이다. 정지된 지식에 삶(生命)이 메마르고 결핍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계가 아닌, 희망하고 사유하는 생명체요 정신적 존재다. 다만 생존하고 배를 채우고 호사를 누리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가치를 추구하고 보다 창조적 미래를 지향하는 고귀한 존재다. 지식의 현상 유지가 아니라 비판적 자기 성찰을 호흡함으로 성숙한 인격을 다져야 한다. 지식인은 이론과 정보만을 알고 있다면, 지성인은 그 이론과 정보 가치를 기반으로 사회적 실천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우리는 독일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 그 하나는 독일에는 3만 개의 시민 단체들이 활동함으로 지방분권이 정착되어 가장 모범적인 선진 국가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처럼 중앙집권적 정치체제는 많은 모순과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지식인들이 각종 시민 단체에 긍정적으로 참여한다면,  정지된 지식인에서 삶(生命)이 있는 지성인으로 변화될 때 정의롭고 균형 있는 사회 공동체가 형성될 것이다. 그 지성인들이야말로 가치 있는 삶을 누리는 진정한 성공자요 승리자라 믿는다. 지성인 도산을 찾아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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