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재 3분 한자 인문학
돕는 데도 우선순위가 있다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1.10.12 21:42
  • 댓글 0

요즘 코로나로 인해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들을 생각하면 철부지급(轍鮒之急)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이 고사는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국에 고인 물에서 겨우 연명해 살아가는 붕어라는 뜻인데, 매우 위급한 경우에 처하거나 곤궁에 빠진 사람을 비유하는 고사다.

물론涸轍鮒魚(학철부어)라고도 한다.

이 고사는 장자와 관련이 있다. 장자가 집이 가난해서 고을 원님에게 양식을 꾸러 갔다. 그러자 원님은 곧 있으면 세금이 들어오는 그 때 삼백 금을 빌려 드리겠다고 한다. 그러자 장자는 이런 비유를 들려준다. “어제 이곳으로 오는데 도중에 누가 나를 부르더군요. 그래 돌아보았더니 수레바퀴 지나간 자리에 붕어가 있지 않겠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나는 동해에서 온 물고기인데 어떻게 물 한두 바가지로 나를 살려 줄 수 없겠소’ 하는 것이었습니다.”그래서 내가 “알았네. 내가 곧 오나라 월나라 임금을 만나게 될 테니 그때 西江(서강)의 물을 끌어다가 그대를 맞이하고자 하는데 괜찮겠는가? 하고 대답했더니 붕어가 화를 내며 이렇게 말합디다.”

그러자 붕어가 “나는 잠시도 없어서는 안 될 것을 잃고 당장 곤란에 빠져 있는 중이오. 한두 바가지 물만 있으면 나는 살 수 있소. 그런데 당신은 그런 태평스런 소리만 하고 있으니 차라리 일찌감치 건어물 가게로 가서 나를 찾으시오”

누군가를 도와 줄 때는 그 사람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절박한 것을 도울 대 빛이 나는 법이다. 그런데 살다보면 우리들 역시 이 원님과 같은 행동을 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아마 지금 자영업자들은 이 붕어심정일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 바가지 물이지, 거대한 정책이 아닐 것이다. 일단 살려야 하는 것이 급선무일 테니까.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봉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