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시 쓰는 이빨 마녀’ 웃음이 절로 나는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바로 동화책 제목이다.(막 시 쓰는 이빨 마녀/원유순 저 2021) 참 재미나면서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목이 아닌가? 
이 동화는 시도 때도 없이 혼자 시를 짓고 곡을 붙여 노래 부르며 웃고 다니는 발랄한 꼬마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늘 노래를 짓고 부르느라 웃지 않을 틈이 없는 아홉 살, 문나. 문나에게 원래 재능이 있었는지, 자꾸 짓다 보니 늘었는지, 어쨌든 그 노랫말이 제법 멋진 시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유쾌한 캐릭터 문나는 작가가 상상해서 창작한 것이 아니었다. 저자가 실재 양평 5일장에서 만난 아이였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에 흥얼흥얼 노래를 지어서 부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때 그렇게 혼자 노래를 지어 부르고 놀았을까? 동무와 신나게 소꿉놀이를 하거나, 구슬치기를 하는 순간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혼자 남게 되었을 때 무료함을 달래는 나름의 특효약 아니었을까?

늘 신나 보이는 아이, 유쾌하고 발랄하고 늘 신이 나 있는 주인공에게도 놀랄만한 반전이 숨어있었다. 알고 보면 무척 심심하고 외로운 아이였던 것이다.

부모님이 매일 근교의 이 장, 저 장, 5일장으로 옮겨 다니며 음식을 팔아야 했기에 어려서부터 늘 혼자 지내야 했던 것이다. 어려서부터 그리 지내왔으니 짠하기로 따지면 한없이 짠하고, 외롭기로 따져도 한없이 외로울, 그리고 한없이 기죽을 수 있는 아이였다. 

하지만 그 아이는 누가 봐도 당차고 즐겁고 유쾌한 아이로 잘 지내고 있었다. 비결은 하나! 마구잡이로 시를 지어 읊어대고 노래까지 만들어 부르며 스스로를 즐겁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저 막 시를 쓰는 것, 언어를 고르고 따질 필요도, 누가 들으면 형편없다고 흉보면 어떡하나 살필 필요도 없이 그저 제가 좋아서 신나게 불러 젖혔다. 그렇게 부르는 제 노래 소리를 제 귀로 들으며 스스로 신이 나고, 노랫말 짓는 즐거움, 노래 부르면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스스로 경험했을 것이다. 거기에 덤으로 제법 시도 잘 짓게 되고 말이다. 

어른도 그럴 수 있을까? 당연하다. 누군가에게 피해 주는 고성방가만 아니라면, 무얼 망설일까? 어렵고 힘든 일을 할 때일수록 콧노래를 흥얼거려보고, 힘 빠지고 서글퍼질 때에도 제멋대로 시를 지어보는 것이다.
웃고 노래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는 없다. 아무런 비용도 내지 않으면서 돈 주고 살 수 없는 기쁨 바이러스가 내 안에, 그리고 주변에도 퍼진다. 

긍정의 효과가 우리 삶을 얼마나 바꾸어 놓는가?
사람이 다른 동물보다 나은 이유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기로 선택하면, 삶이 예기치 않은 어떤 곳으로, 어떻게 흘러가든 포기하지 않고 매달려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내가 속해 있는 가족과 주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그래서 그런 영향이 모여 결국에는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고 모두가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것이다. 

내 삶을 깨끗하고 빛나게 해줄 힘, 자신의 내면으로 즐거움을 불러 모으는 능력,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다. 
본래 행복이란 밖에서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불러 갖는 것이다. 그것은 내 마음의 상태이지 외부의 상황이 내게 가져다주는 어떤 결과가 아니다. 그저 막 웃어보자. 막 웃고 막 노래하는 하루하루가 쌓여 정말 행복한 인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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