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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은 저서 『국가』를 통해서 정의를 논했다. 소크라테스 입을 빌어 ‘정의란 이웃을 이롭게 하고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라 했다. 필자는 플라톤의 정의와 이 시대의 아파트를 연결 짓고자 한다. 요즘 어디를 가나 아파트 신축이 한창이다. 너무하다 싶을 만큼 많이 짓는다.
지금 광양에만 24개 단지에 대략 24,500호 정도를 짓는 중이란다. 필자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저 아파트들이 다 입주가 될까, 라는 생각도 든다. 아파트는 살기도 편하지만 부티나고 잘하면 구입가격의 두세 배로 값이 오르니 금상첨화라 하겠다.
그런 아파트를 주택으로 소유한다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런데 뭔가를 가져야만 가능하다. 돈이나 권력이겠다. 둘은 동의어라 봐도 무방하다. 그 둘을 다 소유한 이들은 공부도 많이 했으리라. 그들은 어떤 공부를 했기에 남들이 감탄하는 권력과 부를 챙길까.
그러나 치솟은 아파트값은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조차 숨 막히게 한다. 또 젊은이들은 자력으로 아파트를 갖지 못한다. 그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들도 매우 많다. 집값 대부분을 은행권에서 빌린 이들도 원리금 갚을 생각에 몸과 마음이 편치 않다. 집값이 떨어질 거라는 두려움에 떨기도 한다. 이렇듯 고가 아파트로 인해 절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멋진 아파트에서 사는 대가인 것이다.
그건 부동산 투기 탓이다. 사람이 살아야 하는 집이 부동산 투기로 인해 사람이 살기 힘든 집으로 뒤바뀐 것이다. 부동산 투기는 폭거라 하겠다. 살인적인 더위라는 말이 있는데 살인적인 부동산 투기라 말해도 무방하리라. 이러한 환경을 만들거나 환경에 놓인 이들은 좋은 공부를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떠한 삶이든지 그 형태가 교육의 결과라 지적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교육은 학교를 포함한 사회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 교육을 다룬 명제가 있어 하나 소개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 수용소 감독관 하임 지노트가 한 말이다.
“나는 인간으로서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숙련된 기술자들에 의해 가스실이 채워지고, 아이들은 고등교육을 받은 과학자들에 의해 중독되어 죽어갔다. 유아들은 훈련된 간호사들에 의해 살해되고 여자들은 대학 졸업반 학생들에 의해 총살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교육을 의심하고 있다.
나의 간절한 바람은 교육자들이 학생들을 인간으로 교육해 달라는 것이다. 교육자의 노력이 숙달된 괴물이나 숙련된 정신병자, 동물성 똑똑이만을 길러내서는 안 된다. 글을 읽고 쓰는 일, 역사나 수학 등은 그것이 학생들을 인간으로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바른 교육이다.”(정채봉 저, 『스무살 어머니』, 「나이 많은 아이님」, 샘터, 2005, 213쪽. 재인용)
그렇다. 교육이 중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교육 과정 어디에도 살인적인 부동산 투기를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곳이 없다. 사회적으로는 부동산 투기를 더욱 조장한다. 나치가 인간을 살생하면 안 된다는 교육을 소홀히 한 것과 비교될 수 있다. 교육이 올바른 사회여야 하는데 말이다.
부동산이나 아파트 투기에 앞장선 이들 대부분은 공부를 많이 하고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잘나가는 직장에 다니며 끗발 끝내주는 부서에 재직한다. 학력이, 지위가 높아야 부동산 투기를 잘하는 것인가. 하지만 그것이 명예로운 가치는 아닐 것이다.
그 오명을 이 사회가 털어내려면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 교육을 통해 멋진 아파트들이 사람 살기 편한 집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는 플라톤이 말한 ‘정의’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평범한 시민들이 편안하게 잘 사는 것을 正義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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