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리자, 각 방송사에서는 올림픽 때 주목 받은 선수들을 게스트로 불러 방송을 진행하는 곳이 많아졌다. 그 중에 양궁선수들도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양궁선수들이 또 하나 신화를 썼다. 참으로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역시 활 잘 쏘기로 유명했던 고려의 건국 왕, 주몽의 후예들이 맞다.

주몽은 어렸을 때부터 화살로 파리를 맞혀서 죽였을 정도였다고. 쏘는 족족 백발백중이었다고 한다. 당시 부여에서는 활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고 불렀다고 했을 정도니 주몽의 활솜씨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도 신궁으로 불릴 정도로 활을 잘 쏘았다는 기록이 전하고 있다.

어렸을 때 화살 하나로 까마귀 다섯 마리를 동시에 잡았다고 한다.(주몽은 비둘기 한 쌍을 잡았다고 함) 여진족 명궁이었던 퉁두란(이지란으로 개명)이 이성계 부하가 된 것도 활 내기에서 이성계에게 졌기 때문이라는 것. 심지어(거의 무협지 수준이지만) 이성계는 퉁두란이 쏜 화살을 맨 손으로 잡았대나 어쨌다나.

마침내 둘은 화살을 부러뜨려 주종관계를 맹세했는데, 지금도 '화살 시(矢)' 자를 문맥에 따라 '맹세할 시'자로 풀이하는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물론 알고 있다.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선수들이 얼마나 피눈물나는 노력을 많이 했는지. 그런 의미에서 금메달의 재료는 金이 아니라 땀이 아닐까 싶다.

요행은 배신을 해도 땀은 배신하지 않는 법이다. 이게 세상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소박한 진리다. 금메달 뒤에 감춰진 땀메달을 먼저 봐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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