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의 정신을 이어받은 인상파 화가들 중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르누아르는 상당히 낙천주의자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르누아르의 그림을 그처럼 좋아했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르누아르는 밝고 따뜻한 색으로 부드럽고 감미로운 행복의 순간을 그림에 담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항상 긍정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지요. 르누아르는 평소 이런 말을 즐겨 했다고 합니다. “그림이란 자고로 아름답고 유쾌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온갖 슬픔과 온갖 불쾌한 것이 많은 세상에 굳이 그림까지 어둡게 그릴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이런 고백만 보더라도 그가 인생을 얼마나 따뜻하게 그려내려고 애를 썼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사실 또 그렇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보면 매일 어둡고 아픈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합니다. 원래 사람살이가 그렇기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한다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르누아르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작품 <피아노 치는 소녀들>만 봐도 마음이 금방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색채와 그림의 분위기가 우리들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입니다. 한 소녀는 악보를 보면서 피아노를 치고 있는 중이고 다른 소녀는 악보를 들여다보며 연주를 감상하고 있습니다. 분위기 자체만 봐도 인생이 참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소녀들의 피부는 윤기로 반짝거리고 길게 늘어뜨린 금발 머리 또한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들어 주지요. 심지어 그림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마치 부드러운 솜털로 그림을 그리듯 따듯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르누아르가 붓질을 얼마나 세심하게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이 되었건 글이 되었건 그 속에는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의 생각과 기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법인데, 이 그림만 놓고 보더라도 르누아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금방 눈치 챌 수 있을 것입니다. 르누아르 그림이 코로나로 지친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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