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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1.07.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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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어려운 상황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를 가리켜 “밥자리를 잃었다.”, “밥줄이 끊겼다.”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이 명을 다해 죽는 것을 “밥숟갈을 놓다.”라고 하고, 가난한 집의 집안 형편을 일컬어 “밥 한 술 뜨기도 어렵다.”라고 말한다.  

또한 “밥이 보약이다.”, “밥알 한 알이 귀신 열을 쫓는다.”처럼 밥이 가지고 있는 위력을 나타내는 말이 있으며, “밥알 한 알을 흘리면 천벌을 받는다.”, “쌀을 밟으면 발목이 비틀어진다.”, “부녀자가 챙이 질을 할 때 쌀을 흘리면 남편이 바람이 난다.”처럼 밥이나 쌀의 소중함을 설명하는 말도 있다.
 

한편 누군가는 사람은 육신과 영혼(육체에 깃들어 마음의 작용을 맡고, 생명을 부여한다고 여겨지는 비물질적 실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죽음이란 곧 이 육신과 영혼이 분리되는 현상 내지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사람을 살아 있게 하는 힘, 즉 육신과 영혼을 건강하게 지탱하는 힘은 무엇일까? 예로부터 “식물은 땅심으로 자라고,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처럼 위에서 말한 ‘밥’이 사람의 육신을 지탱하는 자양분이라면 비물질적 실체인 영혼을 지탱하는 영양분은 또 무엇일까?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다”라며 문화를 강조했다.

그리고 소설가 이외수 선생은 “문화와 예술은 사람의 영혼을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 역할을 한다.”라고 했다. 이로 비추어보면 사람의 정신과 영혼을 지탱하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감히 문화와 예술이라고 말하고 싶다. 

음악에는 영혼으로 울부짖는 짜릿한 몸부림이 있고, 무용에는 공간에 춤을 새기는 시간의 애태움이 있으며, 미술 작품 속에는 내면의 성찰을 읊어 주는 경이로운 속삭임이, 연극에는 표현에 목말라 하는 욕망이 숨어 있다.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게 있으니 바로 ‘책’이 아닐까 한다. 

책이 없는 방은 영혼이 빠져나간 몸과도 같고, 긴 하루 끝에 좋은 책 한 권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그날은 더없이 행복해지며, 인생은 한 권의 책인데 단지 책을 읽지 않아서 인생을 모르는 것이라는 그 책, 운동은 몸을 건강하게 만들지만 책은 정신을 건강하게 해준다는 그 책이 있는 곳이 도서관이다.

지금 광양시립도서관이 변하고 있다. 책을 빌려주고 회수하고, 책을 반납하지 않은 연체 회원들에게 반납해달라는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거는 지극히 조용하고 평화로웠을 것만 같은, 마치 한 정점에 고여 있었을 것만 같은 과거의 도서관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는 지역 도서관을 비록 크고 웅장한 규모는 아니더라도 음악이 흐르고, 공연의 막이 오르며, 지역민을 유혹하는 전시회가 열리는 등 문화와 예술이 책과 연결되는 곳으로, 또한 개성 있는 작가들의 강연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정부의 도서관 정책과 맥락을 같이 한다.

올해 시립도서관은 국비 공모사업으로 모두 열네 개 프로그램을 가져와 여기에 시비를 곁들인 갖가지 프로그램을 버무리고, 이를 네 개 도서관의 존개 가치에 접목해 날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운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중앙도서관은 중장년층과 장애인의 행복을, 그리고 중마도서관은 시민의 영혼을 살찌우는 인문학을 겨냥했고, 희망도서관은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새 희망을 불어넣으며, 용강도서관은 영어와 가족친화를 존재 가치로 저마다 도서관의 새 이야기를 써가고 있다.

무덥고 후덥지근한 여름날에는 가만히 들여다보면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만들기 공예와 이런저런 전시에다가 다문화가족 이야기와 연극 공연, 작가들의 달달하기도 하고 의미심장한 강연이 펼쳐지는 곳 시립도서관으로 가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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