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과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사람이 어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그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이성보다 감성이라고 한다. 그 말을 부정하고 싶은데, 필자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일만 보더라도 그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이성적인 동물이기 전에 감성적인 동물이다. 사람을 설득할 때 이성 보다 감성에 호소하라고 말하는 이유다. 사실 이 문제는 이미 아리스토텔레스가 오래 전에 설파한 말이다.

그는 가장 효과적인 설득 수단으로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 에토스는 말하는 사람의 인격적인 측면을, 파토스는 감성적인 측면을, 로고스는 어떤 사실과 근거에 입각한 논리적인 측면을 말한다. 이 세 가지가 설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에토스가 60%, 파토스가 30%, 로고스는 겨우 10%에 불과 하다는 것.

사람은 논리적인 측면보다 감성적인 측면에 의해 더 쉽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막상 현실에서는 논리를 무기로 내세우려고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는 일종의 자기 함정에 자기가 빠지는 셈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땐 머리 보다 가슴에 호소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하겠다. 

설득은 레토릭(수사학)에 있는 게 아니라 신세리티(진정성)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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