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공산군의 남침으로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프랑스는 UN안보리 상임이사국이었으나 2차 내전 이후 국내 사정으로 전투병력을 보낼 여유가 없었다. 그 실정을 알게 된 몽클라르 장군은 전국을 누비고 다니면서 자신과 같이 한국전쟁에 참전할 지원병을 모집했다.

전투 경험이 풍부하고, 그를 존경하던 600명이 동참했다. 대대 병력이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중장이 대대를 지휘한다는 것은 관례상 허용되지 않았다. 몽클라르 장군은 중령 계급장을 기꺼이 자청했다. 그리고 만삭인 아내를 설득했다. 무릎을 꿇고 “군인으로서 마지막 사명과 명예를 위해 허락해 달라”고 용서를 구했다. 

아내는 아버지 없는 아이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남편을 한반도 전쟁터로 떠나보냈다. 장군은 그때 58세였다. 그렇게 출정한 프랑스대대는 美 제2사단 23연대에 합류 양평 지평리를 방어하는 책임을 맡게 되었다. 그 요충지를 돌파하려는 중공군 3개 사단병력은 지평리 산악지대를 포위하고 총공격을 개시했다. 그것이 전쟁 역사에 상상을 초월하는 지평리 전투였다. 

1951년 2월 13일부15일에 길친 치열한 혈전이었다. 지평리 전선을 사수하라는 명령을 받은 미군과 프랑스군은 그 전투에서 참으로 기적처럼 대승했다. 선사 52명. 실종 42명의 희생자가 생겼으나, 중공군은 전사자 약5,000명을 남기고 퇴각했다. 미 공군의 폭격 등 외부지원이 있었으나 한 연대가 3개 사단의 협공을 방어한 전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큰 전과였다.

중공군에 밀리던 UN군이 자신감을 회복한 통쾌한 전투였다. 휴전과 더불어 귀국한 몽클라르 장군은 10년 후에 앵발리드 기념시설의 관리 사령관으로 여생을 마쳤다. 그 기념관은 나폴레옹의 묘소이기도해 국가적 영광을 상징하는 명소이다. 몽클라르는 장군은 1964년6월3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해는 앵발리드안에 있는 성당 지하에 안장되었다. 당시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장례식을 집행했다.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면서 고인의 숭고한 군인정신과 자유를 위한 생애를 국가적 예우를 갖추어 추모했다.

사실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경제발전을 이룩하며 잘사는 나라 20위 안에 들게 된 것도 다 이런 희생 덕분이었다. 자기와 피한방울 섞이지 않는 나라였지만, 평화를 위해 스스로 그 먼 타국까지 기꺼이 달려와 준 그분들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우리나라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아무리 전쟁 세대들이 아니라고 해도 호국보훈의 달만큼이라도 그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헬 조선이니 우리나라를 떠나 이민을 가고 싶다는 둥 제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국가가 없으면 나라는 사람 역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전세계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국제적인 고아가 된 채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자고로 물고기가 물속에 있을 때는 물의 중요성을 모르다가도 물 밖으로 나오면 그 때야 물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데, 적어도 그런 시행착오는 하지 말아야 되는 것 아니지 않겠는가. 다시 한번 그분의 숭고한 넋을 기리며 마음의 옷깃을 여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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