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삶은 역설(逆說)의 연속이다. 역설이란 논리적으로 자기모순에 빠져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암시적인 표현을 말한다. 이러한 역설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산다는 게 조금은 가벼워 질 것이다.

예를 들어, 고급 자동차를 가지고  싶어 대출을 받아 구매했다고 해 보자. 자동차를 양도받는 순간 마음은 자동차에 양도되기 십상이다. 혹시 누가 스크래치를 내지는 않았는지, 누가 훼손을 하지는 않았는지 등등 아마 잠들기 전까지 온갖 근심과 걱정이 따라다닐 것이다.

내가 자동차를 소유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가 나를 소유하고 말 것이란 얘기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 쉽게 이런 사실을 망각한다. 그래서 진짜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이런 물건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값비싼 난초를 샀다면 그 순간부터 물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벌레가 꼬이지 않도록 자나 깨나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 살면서 전혀 걱정근심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존재하고 있는 그 자체에 만족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비싼 물건이 있든 없든 그것 때문에 속상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은 소유가 신성하고 양도할 수 없는 개인의 권리로 되어 있어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현대 산업 사회에서는 소유가 존재 양식을 결정짓는다고 보았다. 소유하는 삶의 방식에서는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 유능한 인간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경쟁으로 서로를 피곤하게 만든다고 진단한다. 프롬은 소유가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유로 인하여 불행해지는 경우도 많다는 것. 가만 생각하면 프롬의 주장에 나름대로 일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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