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참 이상한 동물이다. 항상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삶의 의미를 깨닫고 가슴을 치며 후회한다는 것이다. 부모님을 떠나보낸 뒤에 “불초(不肖)한 이 자식은 생전에 지은 죄를 엎드려 빕니다” 라고 노래하며 가슴을 쥐어뜯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에야 진짜 사랑했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한다. 모르긴 해도 유행가 가사80%가 이별을 노래하고 있다는 것만 해도 이를 방증해 주지 싶다.

돌아보면 정말 효도하고 싶어 했고, 진실로 사랑하고 싶어 했다는 것 잘 알고 있다. 다만 표현 방식이 문제가 됐을 뿐. 그래서 사랑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사랑은 내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부분 내 중심으로 사랑하면서 상대방이 내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서운해 한다.

헤어진 연인들을 관찰해 보면 그렇다. 그들은 서로를 진짜 사랑했다. 그런데도 헤어진다. 그리고 하는 말이 ‘사랑해서 헤어졌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하기도 하는데 맞는 말이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기는 했다. 다만, 내 방식으로 했다는 것이 문제다. 한 마디로 “내가 언제 그런 거 해 달라고 했어?“의 사랑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에리히 프롬도 사랑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전문 기술은 하루아침에 습득할 수 없는 법이다. 그런데도 사랑은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착각한다. 사랑처럼 전문기술을 요구하는 것도 없는 데도 말이다. 사람이 마지막 임종을 앞두고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용서할 걸”이라고 하는 것만 보아도 사랑은 인간살이에 있어서 알파와 오메가임을 알 수 있다.

신록 짙은 5월의 계절, 당신의 손에 에리히 프롬의 책 <사랑의 기술>을 쥐어 주고 싶은 이유다. 원래 제목은 ’The Art of loving' 이다. 우리는 통상 ‘art’를 예술이라고 번역하는데 여기서는 기술이라는 뜻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사랑이 예술의 수준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훌륭한 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는 뜻은 아닐는지....

결혼 생활 30년 겪어보니 그 말에 서서히 동의하게 되는 요즘이다. 사랑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술인데도 그 기술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다는 것,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일인데 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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