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자기도 모르게 어려움에 빠질 때가 있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그 역시 자신이 뿌린 씨앗이고 보면 누구를 탓할 것은 못 된다. 그런데 어디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시인하는 존재이던가.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어떻게 하든지 회피하려고 용을 쓰고자 할 것이다. 말이 쉬워서 그렇지 자신의 잘못을 정직하게 고백한다는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내공의 힘이 빵빵하지 않는 이상 절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지 못한다.

그래서 명심보감에도 힘이 있다고 해서 그 힘을 다 쓰지 말라고 했다.  그 힘을 다 쓰고 나면 원수와 만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有勢莫使盡 勢盡寃相逢 (유세막사진 세진원상봉)이다.  물론 산다는 게 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늘 어려움에 처할 위험성은 다분하다. 특히 권세를 가지면 가질수록 위험성은 몇 배로 늘어나게 된다. 

한 마디로 간두지세 (竿頭之勢)에 서 있는 것과 같다고 봐야 한다. 간두지세는 ‘막대기 끝에 선 형세’라는 뜻으로, 몹시 위태로운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기는 하지만, 그게 이녁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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