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 교사가 매일 지각 하는 학생에게 회초리를 들었단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그 학생은 매일 그렇게 늦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등교하던 길에 매일 지각하는 아이를 목격하게 되었는데, 그 학생은 매일 아픈 아버지를 휠체어에 태우고 요양시설에 모셔다 드린 후 학교로 등교했던 것. 그 모습을 본 교사는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동안 지각은 당연히 좋지 못한 습관이라며 자초지종도 묻지 않은 채 결과만 보고 무조건 회초리를 들었던 자신이 너무나 못나 보여 심히 부끄러워졌다. 아이가 매일 지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요양시설 문 여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를 요양시설에 모셔 드린 후 죽어라 뛰어도 학교에 늦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날도 역시 학생은 지각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초리를 아이에게 주면서 오히려 자신을 때려 달라고 했고, 마침내 둘은 서로를 끌어안고 울었다. 사실 이런 일은 우리 일상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원래 사람이 자기중심으로 사고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한계이기는 하지만 조금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법이다.

소위 말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그렇다. 그런데 문제는 본인은 ‘역지사지’를 한다고 해도 상대방은 여전히 ‘억지(?)사지(抑止(?)思之)’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우리는 모두 억지(?)사지를 역지사지로 착각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던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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