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으로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 벌로 제우스가 만든 여자랍니다. 제우스는 최고의 신으로 추앙 받는 자기보다 인간을 더 사랑하는 프로메테우스를 못마땅하게 생각했지요.

불을 훔쳐다 준 죄로 프로메테우스는 코카서스 산 정상에서 쇠사슬에 묶여 하루에 한 번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벌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볼 때 간은 재생 능력이 있어, 뒷날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제우스는 좀 더 교묘한 벌을 준비하게 되지요. 바로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인간을 괴롭히는 일이었답니다. 참으로 쪼잔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우리들 역시 제우스 같은 마음을 품고 살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일종의 질투심이 그렇죠.

제우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로 하여금 여신을 닮은 어여쁜 처녀를 만들게 했지요. 그리고 신들로 하여금 이 여성에게 고귀한 재능을 하나씩 선물하게 했답니다.

그리하여 이 젊은 여자는 '모든 선물을 받은 여인' 혹은 '모든 선물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판도라가 되었답니다.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커다란 상자(항아리)를 하나 주면서 절대로 열어보지 말라고 경고한 뒤에, 그녀를 프로메테우스의 아우인 에피메테우스에게 선물로 보내지요. 프로메테우스는 코카서스 산으로 떠나기 전 동생에게 신신당부했답니다.

"제우스의 선물은 무엇이든 받지 말라!"고요.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에피메테우스는 문득 제우스가 준 상자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해지자 그 상자를 열고 말지요. 그 순간, 슬픔과 질병, 가난과 전쟁, 증오와 시기 등 온갖 악이 쏟아져 나왔답니다. 이에 놀란 에피메테우스는 황급히 판도라 상자 뚜껑을 닫게 되는데요, 마지막까지 나오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희망"이었던 것입니다.

이는 아무리 힘들어도 상자에 남은 희망 때문에 어려움을 견딜 수 있다는 교훈을 들려주고 있지요. 이 그림을 그렸던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역시 사람들에게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인생의 최대 비극은 희망을 포기 하는 것일 테니까요.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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