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안내판,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는 아쉬워 
 

도심 지척에 이렇게 경관 좋고 편안한 휴식 공간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광양시 마동 21. 금호대교를 건너기 전 왼쪽에 있는 와우 생태공원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김밥 싸서 놀러 가고 싶은 그런 곳이다.
2011년 12월에 준공된 이곳은 8만1996㎡의 면적에 총 둘레 1.2km. 
바람이 물위에 닿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걷기에 딱 좋은 고요한 곳이지만 수심은 3m나 되어 실족에 주의해야 한다.
벚꽃 잎이 바람에 날려 봄날의 잔해가 되어 저수지위로 살포시 내려앉는다.
제철소로 향하는 큰 길의 차량 소음을 뒤로 한 채 공원 초입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느리게 걸음을 옮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려 숨을 크게 내쉬고 들이마시게 된다.
방금 전까지 복잡했던 머릿속이 간결해지고 한결 여유로워진다. 
‘소요유’다. 천천히 걸어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운동을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면 세 바퀴만 돌아도 효과가 있을 성 싶다. 
자연생태 관찰로, 행운의 섬, 운동시설 등이 그대로의 자연과 어우러져 사람들을 기다린다. 
‘시간조차 쉬어갈 만큼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이라고 자화자찬한 ‘행운의 섬’ 한 벤치에 두 남녀가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정다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혼자서 쉬엄쉬엄 걸으며 산책을 하는 사람도 있고, 운동복 차림으로 빠르게 걷는 사람도 눈에 띈다. 
산책을 해도, 운동을 해도, 소풍을 나와도 좋을 그런 곳이 이렇게 도심 지척에 있었다니... 
아마도 ‘한 번도 안와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다녀간 사람은 또 오고 싶어 할’ 조용한 매력을 가진 곳이 아닐까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접근하기가 불편하다는 것. 금호대교 진입하기 전 ‘u턴‘을 해서 돌아 나와야 한다. 
혹자는 ‘6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 비싼 공원인데도 불구하고 이용하는 시민들이 별로 없어 세금 낭비’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꽃이 신록에게 바통을 넘기는 푸르른 봄이 깊어가지만 코로나19로 우리는 아직 자유로운 몸이 되지 못했다.
와우 생태공원은 불쑥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이 날 때면 부담 없이 혼자서 와도 좋은 곳이다. 
화장실과 주차장도 잘 갖춰져 있으니 요즘 많이 한다는 ‘차박’을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혹시 차박을 한다면 ‘취사’가 되지 않으므로 고려해야 한다.) 
조용한 공원을 산책하면서도 ‘기자의 눈’은 나름 살아있는 건가? 
나무의 이름과 위험함을 알리는 낡은 안내판, 수거되지 않은 쓰레기 등등은 잘 정돈된 공원의 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눈살이 찌푸려진다. 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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