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폐천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뜻이다. 흔히 쓰이는 고사는 아니지만 눈에 뻔히 드러나는 일을 감추려고 할 때 종종 인용되는 고사다.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속담과도 맥이 닿아 있다.

사람이 무언가에 쫓기거나 불리할 때는 일단 이장폐천하고 싶어 하는 유혹을 받게 된다. 어떻게 하든지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하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일만 더 커질 뿐이다.

특히 이런 모습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집단이 바로 정치인들이다. 눈에 뻔히 드러난 사실도 아니라고 발뺌하는 것이 그 좋은 예다. 요즘 대한민국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든 LH주택 땅투기만 해도 그렇다. 그들은 자신들이 쥐고 있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재산을 증식시키는 아주 비열한 짓을 당연한 것처럼 행동에 옮겼는데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사람이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새는 통제할 수 없지만, 그 새가 내 머리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을 수 있듯, 욕심도 마찬가지다. 자고로 욕심이 마음의 눈을 가리는 순간 판단이 흐려져 결국 패가망신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을 지금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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