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향연에 푹 빠져 잠시 ‘나’를 잊어버리는 그 곳, 여기는 다압 매화마을
퇴계 이황의 ‘倒垂梅’, 조지훈의 ‘매화송’등 매화 詩 읽으며 걷는 재미 쏠쏠

“내 어쩌랴? 꽃 아래 와 섰나니 고개들면 송이송이 맘을 보여 주는구나!”

축제는 취소 됐지만 연일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개화와 함께 벌써 60만여명이 다녀갔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차들은 줄을 지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정체에 답답함을 느낀 사람들은 갓길에 차를 세우고 걸어간다.
어김없이 올해도 매화가 피어 전국에서 모인 상춘객들로 인해 매화마을은 생기가 넘친다.
느릿 느릿 걸으며 광양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이 지면은 특별히 다압의 매화를 가득 담아보기로 한다.
지난 11일,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신원마을에서 매화마을로 향하는 차량의 행렬은 길었다.
코로나19로 축제가 취소된 지 벌써 2년째지만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섬진강변의 매화를 보기 위해 사람들은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주차장을 개방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이 갓길에 펼쳐져 있었지만 몰리는 상춘객들로 인해 주차장을 열 수 밖에 없는 상황, 용역회사가 나서 주차 안내를 하고 있었다.
겨우 주차를 하고 홍쌍리 매실농원 표지석 앞에서 출발, 조지훈의 ‘매화송’, 퇴계 이황의 ‘倒垂梅’ 등 매화를 노래한 詩가 새겨진 시비를 읽으며 느릿느릿 걸음을 옮긴다. (경사가 져서 빨리 걸을 수도 없다) 
아! 꽃 대궐이다.  매화도, 사람도, 은빛 물결 섬진강도 다 아름답다. 
매화에게 그만 마음을 빼앗겨  잠시 ‘나’를 잊는다.
사람들이 매화에 푹 빠져 행복해하는 동안에도 걱정이 앞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다압면 사무소 직원들... 가장 큰 걱정은 당연히 ‘코로나19’다. 
김성근 다압면장은 “축제가 취소되어도 마음이 항상 바쁘고 걱정이 된다”며 “코로나19 예방은 잘하고 있는지, 질서는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하루에 몇 번 씩 매화마을로 출장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매화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 같다. “나는 해마다 이렇게 똑같은 모습으로 피고 지는데, 사람들은 왜 저렇게 호들갑인거지?”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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