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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가 스치고 간 가야산에 오르며권 오식 액티브시니어 단장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1.02.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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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야산이 철없는 아이들의 불장난으로 인해 임야 약 3헥타르(약 1만평)가 불타고 말았다. 가야산을 자주 찾는 한 사람으로써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다들 알겠지만 가야산은 광양시민들에게 몸과 마음을 동시에 힐링시켜 주는 산이다.

특히 정상에서 보면 남해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제철소의 위용과 컨테이너 부두의 활기찬 모습을 대할 때면 지경제발전은 물론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보는 것 같아 자부심까지 동시에 느끼게 만들어주곤 한다. 그런데 이런 가야산이 지난 10일 무참하게 불타올랐다.

중마동 서울 병원 뒤쪽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바람을 타고 능선까지 번져나갔다. 이에 광양소방서는 여러 대의 헬기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생각보다 쉽게 잡히지 않아 시민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나도 여태 살면서 내 주위에서 그렇게 큰 불이난걸 처음 보는 장면이라 여간 흥분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빠른 대처와 적극적인 진화 덕분에 불길이 잡혔다는 안내 문자를 보자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 다시 같은 지점에서 불길이 솟았다. 잔불씨가 아직 남아 있었던 것이다. 나는 직장 특성상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119에 신고했지만, 이미 신고를 받은 후라 진화인력이 투입돼 불을 끄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잔불씨가 수시로 되살아나는 바람에 공무원들과 소방서 관계자들 그리고 의용소방대원들은 설날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불길을 잡느라 정신이 없었다. 새삼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알고 보면 그렇다. 우리는 이처럼 누군가의 수고 때문에 편안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진화가 완전히 끝난 뒤 가야산을 다시 찾았다. 역시나 화마가 스치고 간 자리는 폐허 그 자체였다. 물론 봄이 되면 곳곳에 새싹이 돋을 것이다. 자연의 생명력은 아무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인간의 부주의 때문에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훼손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인데 그렇게 하지 못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 몫이다.

가야산 정상에 오른 이날 역시, 여기저기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자 나도 모르게 한숨이 쏟아져 나왔다. 화마를 겪은 지 불과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곳에서 담배를 피우다니. 상식선에서 아무리 이해를 해 보려고 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바라기는 모두가 안전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썼으면 한다. 

특히 산은 우리 모두가 함께 가꾸어 가야할 공공의 자산이 아닌가. 이제 곧 있으면 완연한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 될 것이다. 그 때까지는 기온이 여전히 쌀쌀하기 때문에 화제발상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 싶다. 정말 꺼진 불도 다시 보는 그런 경각심만이 화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산림은 가꾸는데 보통 30년이 걸리지만, 화재가 발상할 시에는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명심하고 자나 깨나 화재예방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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