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태어났는가? 어디서 살고 있는가, 어디서 죽는가는 우리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명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세 가지 선택 중 우리가 자율적으로 선택 할 수 있는 것은 어디서 살 것인가,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디서 태어나고 언제 어디서 죽을 것 인가는 우리의 선택이 아닌 숙명이라고 볼 수 있다. 인걸은 지령(地靈) 이라고 한다.

걸출한 인재는 땅의 지기(地氣)를 받아야 한다. 옛 부터 좋은 땅은 물화천보(物華天寶. 물자가 풍부한 하늘이 내린 보배로운 곳), 인걸지령(人傑地靈), 명가배출(名家輩出) 이라고 하였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설명하고 그 관계에 의해 인간의 길흉화복을 설명하는 풍수지리설을 혹자는 미신이나 주술적으로 터부시 하는데 그것은 매우 위험한 편견이 아닐 수 없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인간은 땅을 떠나서 살 수 없다. 같은 땅에도 안전한 땅이 있고 위험한 땅이 있다. 나무가 잘 자라는 땅이 있고 나무가 시들시들 말라죽는 땅이 있다. 안전하고 따뜻한 땅을 찾아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바람이 풍수지리설을 만들어 낸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자전을 한다. 자전을 하는 동력은 바로 지구 자체에서 생성하는 에너지 때문이다. 지구는 끊임없이 내부에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에너지가 배출 되는 곳이 좋은 땅이요. 나쁜 에너지가 배출되는 곳이 나쁜 땅인 것이다. 이것을 미신이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모두 당연한 일로 생각할 때 370년 전 뉴턴에 의해 만유인력법칙이 존재 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내었고 450년 전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지구는 둥글다'라고 외치면서 목숨을 던졌다. 좋은 땅을 찾고자하는 것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본능이다. 옛 선인들은 문자에 얽매이지 않고 길지를 찾을 때 겨울철 눈이 녹아 있는 곳과 새가 알을 품고 있는 곳을 최고의 자리로 꼽았다. 따뜻한 기운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학적이고 경험적인 풍수지리는 심리적인 면에서도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전, 후, 좌, 우, 균형이 잡혀있고 뒷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앞에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에 살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마음이 편안하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땅의 형국을 배산임수라 표현하고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가 잘 짜여 있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는 잘 생긴 사람을 이, 목, 구, 비가 뚜렷하고 신체가 균형을 이루고 따뜻한 인상을 주는 사람을 잘 생긴 사람이라고 한다. 옛 부터 국가에 필요한 인재가 될 사람은 목소리가 좋아야 한다. 지령의 힘을 가슴으로 받아드려 목소리로 분출해 내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목소리부터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목소리가 진중하고 무게가 있어야 신뢰감을 얻을 수 있다. 

우리 광양(光陽)은 따뜻하고 포근한 곳이다. 볕 양(陽)자를 쓰는 도시는 경기도 고양(高陽), 강원도 양양(襄陽), 충청북도 단양(丹陽), 경기도 영양(英陽) 전라남도 담양(潭陽)등이 있다. 이곳 모두 배산임수의 따뜻하고 포근한 지형을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 민족의 영산 백두산(2744m) 천지에서 발원한 민족의 정기가 3천리 여정을 거쳐 나무 가지 끝에 꽃피우고 열매를 맺듯 남도의 중심 백운산(1222m)에 응결되어 광양시를 만들었다.

이 나라 풍수지리설의 비조이신 도선국사가 선택한 고장, 사계절이 아름답고 풍요로운 곳, 시민들의 기상이 씩씩하고 의로운 고장, 어려울 때 힘이 되는 따뜻한 이웃이 있는 곳, 아이 낳기 좋고 키우기 좋은 곳, 볼수록 매력적인 관광자원이 있는 곳, 세계 제일의 제철소와 세계로 웅비하는 컨테이너부두가 있는 곳, 광양은 살면 살수록 꿈이 영글어가는 행복한 운명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 신축년 새해 설날을 맞이해 시민여러분 모두에게 광양의 따뜻한 기운이 함께 하길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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