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이의 책을 펼치면 왠지 마음이 저려온다.
이 책은 2013년 9월에 세상을 떠난 최인호 소설가가 자신의 문학 반세기를 만든 추억과 인연들을 정리한 책이다. 
1945년 10월에 태어난 소설가 최인호는 1963년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에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1972년에 스물여섯의 나이로 한 일간지에 ‘별들의 고향’을 연재, 영화로도 제작됐다.
유고작이 되다시피 한 이 책은 한 줄 한 줄이 그저 가슴을 치게 만드는 깨달음의 문장이자 너무도 아름다운 문장들이어서 책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
읽다가 밑줄 친 문장을 그대로 옮겨와 본다.
▶우리는 너무나 일찍 자신을 탓하기 전에 남을 탓하는 버릇을 들였다.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주기 전에 타인의 눈앞에서 자신을 가꾸는 법을 먼저 배웠다. 사랑이란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용기가 아닐까.
▶사랑이 아무리 지리멸렬한 일상 속에서 남루해진다 할지라도 끝끝내 사랑하는 이의 곁에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소박하고 인간적인 사랑이 아니겠는가.
▶우리의 인생이란 수많은 이별의 연습을 통해, 이별이 헤어짐도 사라짐도 아닌 또 다른 만남의 시작임을 배워나가는 훈련장일지도 모른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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