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술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특히 순수 예술이 아닌 추상예술이나  누보레알리즘은 더욱 그렇다. 누보레알리즘은 추상미술에 대응해서 1960년대 초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등장한 새로운 경향의 전위미술운동을 말한다. 

이 운동은 입체파나 미래파와도 맞닿아 있지만, 입체파와 미래파들이 전통적 회화관념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는 자기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 비해 누보레알리즘은 이를 뛰어 넘고자 노력했다.

물론 당시에는 다다이즘(기존의 모든 가치나 질서를 철저히 부정하고 야유하면서, 비이성적, 비심미적, 비도덕적인 것을 지향하는 예술 사조)이 미술계에 등장해 한참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시절이다. 하지만 다다이즘이 부정적이고 파괴적이었음에 비해 누보레알리즘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미학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누보레알리즘은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의 산업문명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들은 '있는 그대로 자연을 제시'했으며 일상적인 오브제를 그대로 전시함으로써 새롭고 적극적인 방법을 추구했다. 이브 클랭은 바로 누보레알이즘 최선두에 서서 활동한 예술가다. 비록 그가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한 기간은 8년에 불과했지만 지금도 그의 예술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며 회자되고 있다. 그의 가장 큰업적은 전위미술을 주도하면서 기존 예술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는데 있다. 

그가 누드상태의 여성 모델들을 오브제로 활용, 자신이 직접 작곡한 연주와 지시에 따라 바닥에 깔린 종이 위를 뒹굴게 한 것도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 물론 사람들은 이러한 퍼포먼스에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이에 개의치 않고 끊임없이 실험적인 작품에 도전했다. 새롭지 않은 예술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그의 예술철학이었던 것.

특히 누드모델을 오브제로 사용한 이유는 인간의 신체야 말로 가장 원시적인 자연성을 잘 보존하고 있음은 물론 창작행위의 주체이자 객체가 되도록 하고자 했던 것이다. 전위예술을 표방한 그의 작품은 관람객들을 무척이나 당황스럽게 만들었지만, 그 덕분에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화두를 던진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하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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