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룡봉추(伏龍鳳雛)는 엎드려 있는 용과 봉황의 새끼라는 뜻으로 능력을 감추고 초야에 숨어 사는 훌륭한 인재를 비유하는 고사다.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재들이 많다. 다만 겉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뿐. 세상 곳곳에는 뛰어난 고수(인생도처유상수)들이 많다.

문제는 그런 고수들이 제대로 쓰임을 받지 못하고 사라진다는데 있다. 이는 개인적으로 또는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서로 때를 잘 만나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절을 잘 못 만나면 그 좋은 재능을 한 번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갈량(諸葛亮)은 때를 잘 만났다. 그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숙부를 따라 형주의 양양 고을로 피난 왔다가, 숙부가 죽자 양양의 서쪽에 있는 한 마을에 정착해 홀로 독서로 세월을 보낸다. 이 당시 유비(劉備)는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근거지를 얻지 못하고 형주에 와서 인재를 찾으러 다니기 시작하던 때다.

어느 날 유비가 사마휘에게 시국에 대해 묻자 사마휘가 “속세의 유생이 어찌 시무를 알겠소. 시무를 아는 것은 준걸들인데, 이곳에 복룡과 봉추가 있습니다.”라도 대답했다. 복룡과 봉추가 누구냐고 유비가 묻자 사마휘는 제갈공명과 방사원이라고 대답해 주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복룡과 봉추가 ‘초야에 묻혀 알려지지 않은 인재’를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제갈량을 와룡선생(臥龍先生)이라고도 하는 까닭에 ‘와룡봉추(臥龍鳳雛)’라고도 하며, ‘용구봉추(龍駒鳳雛)’로 쓰기도 한다. 하여튼 국가나 조직이나 결국 훌륭한 인재를 잘 발굴해 적재적소에서 활용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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