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애도(哀悼)할 시간이다. 떠나는 낙엽에게, 떠나는 꽃들에게 손을 흔들며 이별을 고할 시간이다. 아니, 우리 인생이 그렇다. 죽을 때까지 우리는 애도 속에서 보내야 한다.

며칠 전에 는 아는 지인이 암으로 세상을 떴다. 내일은 또 누가 떠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세상은 그렇게 쉼 없이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과정의 연속이다. 어쩌면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애도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다만 우울증만 아니면 된다. 애도는 사랑하는 대상을 잃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지만 우울감은 자신의 자아를 상실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그래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지나치게 자기 검열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사에 완벽해지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생 자체가 완벽할 수 없도록 창조된 존재라 그건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완벽을 추고하고자 할 때, 이상과 현실 사이에 큰 간격이 발생, 결국 그 간격 속으로 침몰하고 마는 것이다.

애도가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이라면 우울증은 자신의 자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특징이 있다. 모든 잘 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린 후 자신을 정죄하고 벌하는 것이다.

프로이트가 말하기를 애도는 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상실이지만 우울증은 무의식속에서 일어나는 상실이라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말이다. 그래서 사랑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떠날 보낼 때도 잘 떠나보내야 한다. 그런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로 인해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애도하고 있다. 바라기는 이 애도가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빌어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