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경전을 읽다 보면, 정말 그렇게 말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말한 대로 모두 지켰을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하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아마 지키지 못했을 것이라는데 자꾸만 무게가 쏠린다. 왜냐하면 경전의 경구들은 처음부터 지킬 수 없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말해 그렇게 지키지 못하니까 한번 지켜보자는 다짐 정도가 아닐까하는 게 나의 생각이다. 아니 이 세상 모든 경전의 말씀이 그러지 싶긴 하다.

솔직히 당신은 정말 도덕적인가? 하고 묻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얼버무리게 되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 당신이 특별히 인격에 하자가 많아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이 그렇게 생겨먹은 것이다. 이렇게 옳은 말만 하는 필자 역시 ‘도찐개찐’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니 남들이 지키기 힘든 도덕과 윤리를 줄기차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남들 몰래 빠져나갈 뒷문을 하나씩 갖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그 뒷문이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렇게 자기를 포장하다 보면 남들이 나를 마치 도덕군자처럼 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사람의 가치를 폄하하거나 윤리 도덕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유전자가 다르고 배움이 다른데 하나의 윤리와 도덕률로 사람을 재단하거나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다. 

물론 이 말을 곡해하면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이기 쉬운데, 그렇다면 그런 사람은 더 큰 책임과 의무를 져야한다. 그러므로 차라리 사회규율을 지키는 게 더 쉬울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는 방법이 하나 있긴 있다. 사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으면 된다.

사람은 항상 상대방의 기대치에 도달할 수 없는 존재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공자도 끝내 무구비어일(無求備於一人) 즉,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갖추기를 바라지 말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말이다, 이 말 또한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당신이 더 잘 알 터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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