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중학교 2학년으로 되돌아 가 그 시절을 회상하곤 한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그 시절, 국민학교(초등학교)를 같이 다니던 내 주변 친구들은 아무도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나는 지혜로운 어머니를 만난 덕분에 중학교에 진학하는 행운을 가졌다.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한 학급 60명 정도, 한 학년 300명이 넘었던 규모의 공립이었다. 1학년 땐 학교생활을 무난히 보낸 듯하다.

그때까지 나는 학교 수업 이외에 따로 공부를 해 본 기억이 없다. 단칸방에 일곱 식구가 살고 있었으니 집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웠고, 모든 학생들이 나처럼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학년이 되자 공납금을 체납하며 독촉을 받게 되자 결석이 잦아졌다. 1학기에 낙제 점수를 받자 성적은 꼴찌군을 형성하며 자포자기에 빠졌다. 그런데 2학기 수학시간에 선생님에게 칭찬을 받는 반전이 일어났다. 칠판에 문제를 내고 풀 수 있는 학생은 나와서 풀어보라고 하셨다. 모두 어려워했던 인수분해였지만 나에겐 쉽게 느껴졌다. 손을 번쩍 들고 나가 단숨에 풀고 난 뒤 제자리로 돌아왔다. 

““우리 무철인 수학박사야! 어떻게 이렇게 쉽게 풀 수가 있지! 훌륭해! 모두 박수.””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 이후로 선생님은 수학시간마다 나한테 다가와 머리를 한번씩 쓰다듬어 주셨다. 그 스킨십은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었고, 수학을 더 열심히 공부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3학년이 되자, 키순으로 자리를 배정받았다. 나는 31번 딱 중간이었고 성적은 전교 꼴찌군, 내 짝꿍은 32번 전교 2등의 수재였다.

그는 내 인생에 찾아 온 행운의 여신이었다. 청도가 고향인 그는 학교 근처에서 자치를 하고 있었다. 크게 위축되어 보이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어느 날 자기 자취방에 초대를 했다. 귀한 쌀밥을 지어 함께 먹은 뒤 공부를 시작했다. 학교 수업 외에 처음 경험해본 공부였다. 그의 손에 이끌려 무박 2일의 독서실 공부도 경험했다. 이런 일이 있은 뒤 이변이 일어났다. 내가 우리 반에서 1학기 중간고사 2등을 한 것이다. 내 짝꿍 다음으로 성적이 좋다니, 이럴 수가! 나도 놀라고 그도 놀라고 담임 선생님도 놀랐다. 내 짝꿍의 진심 어린 관심이 나를 우등생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나는 중학교를 전교 8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게 되었다. 

다음은 『내 삶을 바꾼 칭찬 한 마디』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다. 박지성은 2002년 월드컵 전까진 무명선수였다. 미국 골드컵에 참여했지만 다리 부상으로 시합에 못 나가고 텅 빈 탈의실에 혼자 남아 있었다. 이때 히딩크 감독이 통역관을 대동하고 나타나서 박지성 선수에게 영어로 뭔가를 말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알아듣지 못했다. 통역관이 말했다. 
““박지성 선수는 정신력이 훌륭하답니다. 그런 정신력이면 반드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칭찬 한마디가 박지성을 뛰어난 축구 선수로 성장하게 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감독님이 던진 1분도 안 되는 그 말 한 마디는 내가 살아갈 나머지 인생을 바꾸어놓았다.

코칭에서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는 행위는 고객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불어넣어 대화에 활기를 띠게 한다. 그래서 인정과 칭찬은 경청, 질문과 아울러 코치가 반드시 익혀야 하는 중요 기술이다. 필자는 코치자격증 취득 시험에서 이 기술이 부족해 여러 번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많은 노력 끝에 지금은 인정, 칭찬이 몸에 배인 상태이지만……. 코칭 장면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은 인정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갖고 있다. 미물인 동물들 또한 그러하지 않은가? 인정 혹은 칭찬은 넘쳐흘러도 지나치지 않는다. 꾸지람이나 지적, 질책보다 백 번 낫다. 그러니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제자들의 장래를 위해, 기업과 조직에서는 미래의 리더들을 육성하기 위해, 이 멋진 덕목을 꼭 몸에 익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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