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쳐가는 사람들을 보다 보니 망매해갈(望梅解渴=매림지갈(梅林止渴)이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이 고사는 조조가 푸른 매실을 보고 감흥이 일자 유비를 청해 술을 마시며 한 말이라고 한다. 조조가 장수(張繡)를 정벌하러 나섰을 때 도중에 마실 물이 떨어지는 바람에 군사들이 갈증을 이기지 못해 지쳐가고 있었던 것.

이에 조조가 바로 군사들 앞쪽을 가리키며, “저 앞에 매실 숲이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군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갑자기 입 속에 군침이 돌며 갈증을 면하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더러 그런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다.

소위 말하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그렇다. 내일이 오늘 보다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우리는 꺾어진 무릎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흔히 ‘플라시보 효과’라 불리는 것 역시 이와 유사하다 하겠다. 알다시피 약효가 없는 가짜 약이지만 의사의 말을 믿고 복용하면 실제 병이 낫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위약(僞藥) 효과라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와 반대인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도 있다. 의사가 약을 올바로 처방했는데도 환자가 의심을 하게 되면 약발이 받지 않는다는 것. 지금 우리에게 망매해갈이 필요한 시기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매사에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두 번의 거짓말에는 잘 속지 않기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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