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일간 물폭탄을 쏟아 낸 지난 8월 하늘이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곳곳에 산사태가 일어났으며 이재민도 수 천 명이나 발생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언론에서는 인재라며 야단법석을 떨지만, 자연이 하는 일을 어떻게 사람들이 일일이 막겠습니까. 이럴 때마다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스스로 깨닫곤 합니다.

아직도 수해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며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요즘 밖으로 나가는 게 마치 지뢰밭을 걷는 것 같습니다.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하는 길이 평범한 일상을 빨리 되찾는 방법임을 알기에 참고 지냅니다. 세상은 이렇게 곳곳이 아프다고 난리인데 요즘 하늘은 전형적인 가을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런 무심함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하늘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파란 가을 하늘을 보는데 명심보감 한 구절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天有不測風雨(천유불측풍우)하고 人有朝夕禍福 (인유조석화복)이니라”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비와 바람이 있고, 사람에게는 아침저녁으로 화와 복이 있다는 뜻인데, 어쩌면 그렇게 우리네 삶과 잘 들어맞는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잠시 한숨을 고르며 다시 꺾어진 마음에 기를 불어 넣습니다. 이렇게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또 8월이 가고 9월이 도착했네요.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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