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동부지역 생명의 젖줄, 섬진강(蟾津江)의 길이는 225km이며 유역면적이 4,896m2로 방대한 면적을 가지고 있다. 섬진강은 전라북도 진안, 임실, 순창, 남원, 전라남도 구례, 광양, 경상남도 하동을 경유하여 광양만 바다로 흘러간다. 

지리산과 백운산, 섬진강은 우리들의 터전이요 유사 이래 우리와 함께 해온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동반자 들이다.
이 섬진강이 지난 8월 7일부터 9일까지 집중호우로 강이 범람하여 구례군, 광양시다압면, 하동군 지역이 큰 피해를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구례읍 지역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어서 구례군민의 10분의 1 수준인 1100여 가구가 물에 잠기고 피해액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현재 까지 약 1268억 원의 피해액이 발생 되었다.

그런데 섬진강이 범람 한 것은 흔치 않는 일이다. 지난 2002년 8월 31일 한반도에 상륙하여 사망, 실종 246명과 5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재산 피해를 낸 태풍 루사 때도 섬진강은 주거지까지 범람하지 않았고 주변에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한다. 그 만큼 강폭이 넓고 유역이 방대하기 때문에 자연적인 폭우에는 섬진강이 쉽게 범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이다. 

이번 구례, 광양 다압, 하동 등의 엄청난 피해에 대해 ‘구례 수해극복 대책위’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발표하여 구례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분명한 원인규명을 요구 하였다. 대책위는 “이번수해의 주요 원인은 집중호우 보다는 섬진강댐의 불시방류에 있다. 영산강 홍수 통제소가 지난 8일 오전 6시 30분부터 방류를 시작해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방류최대치인 초당 1700톤을 방류해 구례가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 하였다.

또한 대책위는 “섬진강 댐의 불시, 최대치 방류는 섬진강 하류 주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다.”며 “이번 섬진강 수해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가 명백하다.”고 강조 했다. 다행히 대통령님을 비롯한 정부의 발 빠른 대처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이 되었고 현재 피해상항을 점검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러한 피해의 원인이 무엇 이였는지 철저한 원인규명도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홍수는 언제 났을까? 궁금하여 자료를 살펴보니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기록되고 있는데 10여 일간 장마 비가 내리고 네 번에 걸쳐 홍수가 일어나 그 피해가 엄청 났다고 한다. 당시 서울, 경기에는 300-500mm, 파주는 650mm의 비가 내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피해 규모도 엄청 났다.

당시 조선총독부의 자료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사망자는 647명, 가옥유실 6,363호 가옥붕괴 17,045호, 가옥침수는 46,819호에 이르렀으며 여기에 유실된 논과 밭까지 포함하면 그 피해액은 무려 당시 금액으로 1억 300만원 이였다고 한다. 이 금액은 조선총독부 1년 예산의 58%에 달하는 금액 이였다고 하니 그 피해를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의 홍수로 인해 아이러니하게도 강동구에 있는 암사동 선사유적지와 풍납토성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번 섬진강 범람으로 피해를 입은 광양시 다압면에서 영농법인을 운영하는 한 시민의 목소리는 “30년을 다압에 살아도 섬진강이 범람해서 회사에 물이 차는 것은 처음이다. 내 경험으로는 이것은 인재임이 분명 하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피해보상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풍수해의 전문가가 아닌 필자로서는 섣부른 판단을 할 수 없지만 섬진강 범람으로 인해 피해를 본 농업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반드시 피해 보상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인재였다면 그 원인제공자의 처벌 보다는 사실규명이 꼭 이루어져 사태의 진실을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것 이다. 그것이 재발을 방지하고 참다운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이다. 오늘도 진실을 품고 있는 섬진강은 말없이 우리 곁을 유유히 흐르고 있다.  빠른 결과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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