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시지벽[自是之癖]은 자기의 의견만이 옳다고 여기는 버릇을 뜻한다. 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자기만의 의견을 고집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상대방과 갈등을 빚게 되지만, 옳은 것에 대해서는 고집을 부릴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매사에 예스맨이 되는 것은 자기 삶은 물론 조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무조건 본인 의견만 옳다고 여기는 태도다. 이런 사람은 대책이 없다.

나의 의견이 소중한 것처럼 상대방 의견도 소중한 법인데,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주로 지식이 짧거나 열등의식이 심한 사람일수록 그런 경향이 많다고 하는데,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양보하고 수용하는 것을 죽는 것만큼  못견뎌하는 것이다. 이것도 일종의 심리적인 병인만큼 치료를 요한다. 버릇 벽(癖)자를 보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자가 ‘병질 녁’ 자에 ‘회피할 피 또는 허물 피’자로 구성된 이유다. 올바른 것을 보고도 자꾸 피하거나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하게 되면 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것도 일종의 고쳐야할 병의 한 종류인 만큼, 어떤 주장을 할 땐 충분히 검토한 후 객관적인 시각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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