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자가 아닌데도(이것도 하나의 편견일 테지만) 지금보다 더 젊어졌으면 하는 욕심 가득하다. 특히 요즘 들어서는 얼굴 주름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

그래서 눈가에 잡힌 주름과 입가에 잡힌 주름을 조금이라고 늦추기 위해 세수하는 방법까지 바꾸고 있다. 세수를 할 때 손을 아래로 훑어 내리는 게 아니라 위로 쳐올리는 것.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동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참 별짓을 다 한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자기 나이보다 젊게 보이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일 터.

어떤 날은 거울을 깨버리고 싶을 정도로 속상할 때도 있다. 50대 중반의 남자도 이럴 진데, 하물며 여자는 오죽이나 할까 생각하니 짠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은 시몽 부에의 작품, [거울 보는 비너스]다. 세상에나, 미의 여신으로 추앙 받는 비너스가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미모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다니. 시쳇말로 완전히 헐~이다. 성형수술을 탓하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언젠가 바비인형이 되고 싶어 똑 같은 모습으로 성형수술을 하고 옷도 똑 같은 스타일로 입었던 외국 여성이 화제가 된 바 있는데, 눈 씻고 봐도 바비인형이 아니었다. 그저 내 눈에는 바보인형(?)으로 보였다. 아무리 예뻐지고 싶어도 그렇지. 정말 이건 아니다. 물론 특수한 예에 속하지만, 아마 속으로는 그런 모습을 꿈꾸고 있는 여성들이 꽤나 많을 것이다.

잘 모르긴 해도 중년에 들어서기 시작하는 순간, 조금씩 허물어져 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곤 몰래 끙끙 앓는 사람도 제법 될 것이다. 아침마다 거울아 앞에 서서 “거울아, 거울아 누가 제일 젊고 예쁘냐?“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말이다. 문제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당신‘ 이 되어야 하는데, 어디 그게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럴 땐 또 질투 때문에 이만저만 마음고생이 아니다.

어쩌면 부에가  이 그림을 그린 것은, 완벽한 아름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간단하다. 외모에 지나치게 치중하지 말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면 된다.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은 외면도 아름답게 마련. 나이가 들수록 내면이 아름다워야 인생에 광채가 나는 법이다. 때가 되면 어차피 물리적인 육체는 쭈글어 들지만 내면은 늙는 법이 없으니까 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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