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상구(同舟相救)는 흔하게 쓰이는 고사는 아니지만, 오(吳)나라 사람과 월(越)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탄다는 오월동주(吳越同舟)와 맥락은 같다. 서로 원수지간이라도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한다는 뜻이다. 사실 그렇다. 인간의 심리적인 속성상 같은 운명이나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되면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서로 돕게 되는 법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사회가 그런 처지에 놓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아니 코로나19는 전 세계가 같은 배를 타고 같은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만들고 있다. 평온할 때는 각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지구적 재앙이 우리에게 운명공동체임을 깨닫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 공동체라는 배가 가라앉고 있는 데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렇다. 우리는 지구라는 배를 함께 탄 운명공동체다. 간혹 그 사실을 망각한 채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래 봤자, 우리는 함께 묶여 있는 존재다. 그러므로 내가 잘 사는 비결은 이웃 역시 잘 살게 도와야 한다. 이런 상호법칙성만 제대로 지켜도 우리는 서로가 행복하게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는 이상주의라고 냉소를 보낼지 모르겠지만, 그런 이상 사회를 만들어가는 게 인류의 고동목표가 아니겠는가. 코로나는 우리에게 지구촌이 하나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고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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