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그림도 시대 따라 다양하게 변천되는 법이다. 예술과 시대는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그렇게 영향을 주고받게 마련이다. 어떤 예술도 영원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다만, 시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뿐. 그리고 그 해석도 패러다임의 지배를 받는다. 고전주의 시대 그림은 주로 조화, 균형, 비례 등을 강조해서 그런지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낭만주의 시대 그림은 다르다. 그 당시 화가들은 개인의 내면과 개성은 물론 화가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작가주의 그림을 선호해 왔다. 그런 면에서 상대주의적 측면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대 미술은 출발자체가 다르다. 워낙 주제가 다양하고 또 폭이 넓다 보니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짜 예술인지 구분조차 하기 어려워 진 것. 아마 다원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그림에 반영된 탓일 게다. 

추상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칸딘스키 그림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이런저런 추상화를 그린 화가가 많지만 칸딘스키는 완전한 추상화를 처음으로 그린 화가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독일 뮌헨에서 활동하던 칸딘스키는 피카소의 입체파가 한창이던 1911년에 이미 완전한 추상화의 길로 들어섰다. 그가 완벽한 추상화를 그린 데는 작곡가 쇤베르크 영향이 아주 컸다.

그는 쇤베르크가 추구한 표현주의적 음악 듣고 난 후 그 음악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콤퍼지션 5〉를 비롯해 그의 작품 대분이  마치 멜로디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특히 <콤퍼지션 5>는 자유분방한 색, 과 선의 움직임 등, 추상화가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작품이 처음 제작된 1911년에는 크기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전시회에서 거절당했다고 한다. 모스크바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칸딘스키는 어렸을 때부터 색, 소리, 언어에 특출한 감각을 보여 그의 부모는 일찍부터 그에게 미술과 음악을 공부시켰다.

특이 한 것은 모스크바 대학교에서 법과 경제학, 민족학을 전공했고, 1892년에 같은 대학교에서 법학 강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림은 다소 뒤늦게 시작했지만 추상화를 예술의 경지에 올려 놓는 업적을 쌓은 것이다. 1926년에는 그의 가장 중요한 이론서인 《점, 선, 면》을 발표, 구성주의 추상 미술 예술론을 완성하기도 했다.

색과 선의 근원적인 관계와 작품과 관람자 사이의 정신적인 교감을 중요시했던 그의 작품과 예술 이론들은 20세기 미술 전반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잭슨 폴록에게 영향을 주면서 미국 추상 표현주의가 발전하는 데도 기여했다.

그의 작품을 구입한 어느 미술 컬렉터는 그림을 구입할 때 내지르는 탄성이 세 가지 있는데 첫째가 오!(Oh!)’,둘째가 ‘오 마이!(Oh My!)’,셋째가 ‘오 마이 갓!(Oh My God!)’이라고. 그런데 칸딘스키의 이 그림을 보고 ‘오 마이 갓!(Oh My God!)’을 외쳤다고 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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