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부득(不問不得)이란 묻지 않으면 답을 얻을 수 없다는 말이다. 소크라테스가 일찍이 산파술이라는 문답법을 창안한 것도 물음을 통해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문답법을 통해 누구나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지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묻는다는 것은 어떤 사물에 대해 또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사람이란 매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관찰을 하게 되는데 그 관찰의 결과물이 바로 학문(學文)인 셈이다. 그리고 우리가 ‘학문에 입문한다’고 할 때는 학문(學文)이 아니라 학문(學問)으로 표기한다는 사실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 현장에는 그런 물음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주입식 교육의 가장 큰 단점 중의 하나다. 단편적인 토막지식을 암기하는 데 시간을 다 허비하고 마는 것이다.

물음이 없는 학문은 공허하며 맹목적일 뿐이다. 학문과 물음은 상호보완적이 관계인데도 이를 무시하는 것이다. 물음이 거세된 배움은 죽은 지식을 머릿속에 저장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사람은 묻기 시작할 때 의식이 깨어나는 법이고, 의식이 깨어날 때 비로소 삶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뭔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면 일단 물어라. 그러면 보이지 않던 생각의 길이 열릴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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