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이 다시 고개를 치켜들고 있다. 선거철 때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이젠 전혀 새로울 것도 없다. 그런데 말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서 막말도 이로울 때가 있는 반면에 아무리 부처님과 공자님 같은 말이라도 사람을 역겹게 만들 때가 있다. 말은 상황에 따라 온도 차이가 확언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칼이라고 하는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살인도구가 되기도 하고 또 사람을 살리는 수술 도구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말의 의미 보다는 어떤 낱말이 주는 어감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말은 관념이기 때문에 상황과 맞지 않으면 아무런 힘(대응하지 않으면 스스로 소멸)을 발휘하지 못하는 법이다.

그리고 그 말이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요즘 미통당 후보들이 다시 세월호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막말을 뱉어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개탄을 넘어 연민을 느낀다. 얼마나 공약이 빈약했으면 남의 아픔을 소환해 그 짓을 하겠는가. 그래서 입은 화를 불러 오는 문이라는 뜻의 ‘구화지문(口禍之門)’이라는 사자성어가 지금까지 회자 되는지 모른다. 선거는 망(亡)말 대잔치가 아니라 망(望)말 대잔치가 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을 기대하는 것만큼이나 어렵지 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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