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여수순천 3천만원지원...여수지역사회연구소 편역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편역한 '1948, 칼 마이던스가 본 여순사건' 사진첩이 광양여수순천행정협의회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비매품으로 출판되었으나 다시 같은 출판사에서 재출판, 권당5만원에 판매되고 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연구소는 3개시 행정협의회로부터 각각 1천만원씩 총3천만원을 받아 1000부 한정판을 찍어 각 관계기관에 무료로 배포했다.

관내에서 시민단체 운동에 몸을 담고 있는 김모씨는 “칼 마이던스 사진첩을 한 권 얻으려고 알아 봤더니, 인터넷에서 권당5만원씩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보조금을 받아 출판한 책을 이렇게 다시 출판사에 넘겨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여수지역사회연구소 관계자는 “3천만원을 보조 받았는데, 그 중 1천만원은 당시 라이프지에 기재된 사진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고 나머지 2천만원으로 1000부를 찍어 각 지자체와 관계기관에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출판권은 우리 연구소에 있다. 다만, 이 책을 출판한 지영사  측에서 책이 너무 아깝기 때문에 다시 자비로 찍어 판매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해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진첩이 연구소 자체 소유물이 아니라, 여수순천광양 시민들과 관련된 자료라는 데 있다. 그리고 출판사와의 계약도 문서가 아닌 구두로만 계약했다는 사실도 의아하게 만들고 있다. 

시민활동가 김모씨는 “이 문제는 어떤 시각에서 보는가에 따라 다양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많아 보인다”며“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이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책 편집도 상당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한쪽 면을 거의 빈 공간으로 남겨뒀는데 아마 페이지 수를 늘리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2월 서울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던 마이던스 사진은 그 자체만으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사진첩만 봐도 진압군의 이동과 전투, 미군과 제14연대의 움직임, 민간인 피해, 시민들의 피난, 협력자 색출과 학살 등을 그대로 알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당시 미국의 라이프(Life)지 기자였던 칼 마이던스(1907~2004)는 여수와 순천의 사건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진압군의 움직임과 지역민의 아픔을 사진으로 낱낱이 기록했으며, 이들 사진 일부는 라이프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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