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덕경 24장에 나오는 말이다. 한마디로 자기 정체성을 잃은 채 남의 눈치나 보고 사는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원문을 보면 이렇다. “발돋움하는 사람은 오래 서지 못하고(企者不立기자불립) 큰 걸음으로 걷는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跨者不行과자불행)” 그런데도 우리는 성공과 명예를 위해서라면 너무나 쉽게 나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그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언젠가는 지쳐서 스스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마 다들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는 곳을 구경하고 싶어 까치발로 서서 보다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포기했던 경험 말이다. 억지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조금은 늦더라도 자기답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했던 것이다.

새해에는 자기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자기만의 보폭으로 싸복싸복 걷자. 그것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不怕慢, 只怕站(불파만 지파참)의 정신이다.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중도에서 그만두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말인데, 새해에 가슴에 새겨둠직한 말이지 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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