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리워하는 고향 정취에 어머니 손맛 그대로인 병암산장, 백운산 높은 자락에 걸터앉은 병암산장은 어머니가 직접 음식을 만든다. 그래서 토속적인 맛과 은근한 맛에 끌려 한번 먹어본 사람은 누구나 반할 수 밖에 없다.

공병순 어머니는 이곳으로 시집온 지 54년 됐다, 손님과 어머니의 합작품으로 탄생한 닭숯불구이를 하게 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병암마을에 제대로 된 길 조차 없는데도 고로쇠 물과 닭백숙을 먹으려고 여기까지 찾아왔어요. 그런데 닭백숙을 먹던 손님들이 구워 먹어보자고 해서 참 숯불에 닭고기를 구우니 참말로 맛있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닭백숙보다 닭숯불구이가 인기가 좋았지요. 지금도 그 때 손님들이 찾아옵니다.”
50년 전 이야기라며 지금은 차가 들어오니 천국이란다.

노릇노릇 석쇠 위에서 익어가는 닭숯불구이,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화려한 맛이 아니라 은근한 맛, 고소한 맛, 마치 고향처럼 푸근하게 느껴지는 병암산장에 취재 중 단골손님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어머니를 언니라고 부르며 올 때 마다 산중이라 맛있는 것을 사가지고 찾아온다고 한다. 토속적인 음식 먹고 싶으면 손님이 아니라 친정집 오듯 찾아온다는 그들은 직접 기른 채소로 푸짐하게 음식을 내주어 올 때 마다 행복하단다.

닭숯불구이 원조인 병암산장을 지금은 아들과 며느리가 운영하고 있다. 27년째 어깨너머로 배운 실력이 대단하다고 칭찬이 자자한 시어머니를 엄마라 부르는 윤승희씨, 상냥한 그가 끓여내는 입에 척척 달라붙는 닭죽은 일품이다.
“이곳은 진틀에서 백운산 올라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올라가면서 예약하고 내려와서 식사하는 등산객들이 많습니다. 엄마가 고생하시니 도와준다고 시작했는데 이젠 제 일이 됐어요. 특별한 맛이라고, 정말 맛있다고 하는 손님들이 많아 즐겁고 행복해요. 어머니가 고생해서 이루셨으니 제대로 배워 푸짐하게 음식을 차려내며 즐겁게 운영합니다.”

병암산장은 미리 예약이 필수인 이유가 있다. 직접 기르는 닭을 잡아 준비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냉동 닭을 쓰지 않는 병암산장은 닭 사시미도 즐길 수 있고 쫄깃쫄깃한 닭 내장도 구워 먹을 수 있으며 1만여평의 사유지에서 직접 채취한 신선한 고로쇠 물은 구정 전인 20일경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병암산장은 진틀에서 올라가다 보면 백운산 정상 2,7km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명절 외에는 따로 휴일이 없다.     

길찾기: 옥룡면 신재로 1678-67
연락처: 061-762-6781

조경심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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