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클림트의 대표작이다. 웬만한 곳에 가면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다. 그 만큼 대중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방증이다. 사람이란 누군가의 입술을 훔치고 싶어 하는 존재인지 모른다. 

키스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입술 하나를 포개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교환하는 것과 같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깨우는 것이 왕자의 키스였듯이, 우리는 키스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고 또 금단의 땅을 밟게 되는 것이다. 

아니 실제로 사랑하게 되면 입술을 포개고 싶어지는 법이다. 키스를 닫힌 몸을 여는 열쇠와 같다고 보는 이유다. 그런 뜻에서  KISS를 KEY-SS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싶다. 

클림트는 서양 미술에서 에로티시즘을 대표하는 작가로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다. 물론 에곤 실레를 빼 놓을 수 없지만, 클림트가 에곤실레보다 한 수 위다. 클림트는 몽환적인 신비를 간직한 반면에 에곤실레는 너무 노골적이라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클림트는 은근함의 미학을 추구했던 것이다. 

클림트 고향에 가면 모든 상점들이 클림트를 팔아먹고 살아가고 있음에 스스로 놀라게 된다. 나도 지난 가을 벨베데레 미술관에 걸려 있는 키스 진품을 관람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작품 키스를 접할 때 마다 드는 생각은 색채가 아주 화려하다는 것.

특히 전체적으로 사용된 황금색의 화려함이 눈이 부실 정도인데, 이는 금세공업자 집안에서 자라난 영향 때문임을 알 수 있다. 키스라는 작품을 언뜻 보면 그냥 두 남녀의 평범한 키스 장면에 불과한데도 황금빛 색깔과 어우러지면서 묘한 관능미를 발산한다는 것이다. 먼저 두 사람의 손과 팔을 유심히 드려다 보면 섬세한 표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어떤 해설가는 두 남녀가 걸치고 있는 황금빛 옷이 남근을 상징한다고 보기도 하는데, 그럴 것도 같아 보인다. 이 세상의 모든 키스가 다 황홀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 몸을 진동시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사람을 황홀하게 만드는 키스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입하면 “키스하는 사람의 시계는 안 하는 사람의 시계보다 훨씬 빠르다”는 사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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