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쓰이는 고사성어는 아니지만 요즘 우리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언뜻언뜻 이 고사가 생각나곤 한다. 분도양표란 서로의 뜻과 취향은 물론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가는 길 또 다를 수밖에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원래 뜻은 ‘길을 나누어 말의 재갈을 잡아당겨 말을 몰고 나아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고사다.

특히 한자 표(鑣) 자는 말의 입에 작은 재갈과 고삐를 연결하는 양쪽의 고리, 즉 스내플 비트를 말한다. 그러니 양표(揚鑣)는 이 고리를 들어 올려 말을 몰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 개인이건 조직이건 이념이 다르고 뜻이 다르면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법이다.

문제는 분도양표를 해서 득이 될지 아니면 손해가 될지 잘 판단해서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사정을 감안한다면 야당과 여당이 ‘합도양표’ 해도 모자랄 판에 지나치게 ‘분도양표’하고 있는 것 같아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각자의 힘을 하나로 모아 어려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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