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정직의 힘 그리고 광양의 자랑 장달막 여사 광양경제신문 논설위원  나 종년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19.10.15 14:17
  • 댓글 0

 

40여 년 전 부산 남구 대연동 거리에서 나는 두툼하게 접힌 검은 지갑을 주웠던 적이 있습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떨리는 마음으로 지갑을 열어 보니 현금 21만원과 신분증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순간 나의 마음은 갈등에 빠지고 손이 바르르 떨리기 시작 하였습니다. 21만원이면 우리가족 석달 생활비이고 마침 어머니 병원비가 필요하던 나로서는 현금만 빼고 지갑과 주민증은 우체통에 넣을까 하는 유혹이 온 머리를 휘감았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번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아니야 이것은 누군가 나를 실험하고 있는지 몰라, 주인을 돌려 줘야해' '그럼 3만원만 빼고 나머지는 돌려주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지갑을 주운 것은 행운이잖아' 나의 두마음은 나의 발걸음을 무디게 하고 있는데 저 멀리 파출소가 보이는 것 이였습니다.

나는 지갑을 호주머니에 넣은 채 파출소 앞을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나의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파출소 문 앞에 와 있었습니다. 마치 죄인처럼 경찰아저씨에게 지갑을 전하고 연락처를 알려주고 돌아 나왔습니다. 만약 주변에 파출소가 없었더라면, 아니 그 지갑 속에 더 큰 거금의 현찰이 들어 있었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했을까? 불과 10분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 나는 많은 번민과 함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하루 일과를 반추해 보니 지갑을 파출소에 맡기고 온 것이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돈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결코 내 땀과 노력으로 번 돈 이외의 돈은 마음의 재앙이 된다는 것을 깊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역사에 정직함으로 승리한 위인들이 많이 계십니다.  임진왜란의 영웅, 나라를 구한 민족의 등불 이순신장군(1545-1598)은 평생을 올곧은 정직함으로 갖은 모함에 의한 억울한 누명과 투옥 속에서도 뛰어난 전략과 일관된 애국심으로 나라를 지킨 위대한 인물입니다.

고려 최후의 충신 정몽주(1337-1392) 역시 이방원의 회유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의리와 신의를 죽음으로 실천한 정직한 인물 이었으며, 황희정승(1363-1452)과 맹사성정승(1360-1392)역시 세종대왕 때 명재상이요 청백리의 표상으로서 평생을 청렴결백하게 살며 우리들에게 정직의 귀감을 보여 주신 분들입니다. 이렇듯 역사적 인물들이 웅변으로 증명하듯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민족의 스승이 될 수 없었습니다.

우리 광양시에도 낮은 곳에서 평생을 근검과 정직으로 살아오면서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분이 있어 오늘 지면을 통해 소개 하고자 합니다. 장달막여사(1908-1975)는 옥룡면 율촌리 율곡마을에서 태어나 일찍 아버지는 행방불명이 되고 어머니는 5살 때 세상을 떠나 8살 때 부터 남의 집 부엌일을 하면서 근면, 성실로 정직하게 돈을 모아 광산사업과 인삼, 비단장사를 통해 재력을 갖추어서 옥룡북초등학교 설립지원과 각종 사회사업에 크게 기부를 하셨습니다.

당시 옥룡북초등학교 교실 신축비 5000원(현재시세 약 5억원)과 방송시설, 그리고 임야 3.3ha를 학교에 기부했습니다. 광양읍 서초등학교에서 문화원(역사문화관), 시계탑 4거리 까지 도로를 포장해 주었고 해방 후 광양군청사 건립 때도 많은 후원과 1962년 수해 때 수재민구호지원에 큰돈을 희사 하셨습니다.

광양시 관내 학교에 풍금을 지원해 주셨고 각 급 학교의 시설확장에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여사님은 노후에도 마을에 전답을 사주시고 평생을 검소하게 사셨다고 합니다. 여자의 몸으로 오직 정직이란 자산 하나를 가지고 자신과 사회를 빛나게 한 참으로 장한 광양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혼란한 시기에 장달막여사님의 정직하고 진실한 삶이 그립고 존경스럽습니다. 언제나 역사는 진실한 사람의 손을 잡아 주었고 빛나게 해주었습니다.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양경제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