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과 남부 지방의 사찰 근처에 주로 분포하고 있는 석산(石蒜)은, 가정에서도 흔히 가꾸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특히 사찰 근처에 많이 심는 데, 그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 때도 사용하며, 고승들의 진영을 붙일 때도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석산과 상사화를 잘 구분하지 못해 같은 종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상사화와 너무나 밀접하게 닮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석산과 상사화에는 ‘무릇’이라는 공통된 별칭이 들어 있다. 석산은 가을가재무릇, 상사화는 개가재무릇이라고 한다. 두 꽃을 언뜻 보면 아주 비슷한데, 특히 잎과 꽃이 함께 달리지 않는 것이 똑같다. 그러나 꽃 색깔을 자세히 보면 차이가 난다.

석산은 붉은색이고 상사화는 홍자색이다. 이처럼 석산과 상사화는 혼동할 수 있으므로 두 꽃을 서로 비교하며 감상해야 제대로 구분할 수 있다. 석산은 꽃대의 높이가 30~50㎝ 정도로 자라며, 반그늘이나 양지 어디에서나 잘 자라고, 물기가 많은 곳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이다. 피처럼 붉은 빛깔의 꽃과 달걀 모양의 비늘줄기가 가진 독성 탓에 ‘죽음의 꽃’으로 여겨져 왔는데, 그래서인지 꽃말도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슬픈 추억’이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약재로 이용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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