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다 가졌던 임금도 자신을 가리켜 짐(朕)이라고 불렀다. 물론 이 짐 자는 자기 자신을 낮춰 부르는 명사에 다름 아니지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 하나 이상씩의 짐을 지며 살 수밖에 없다. 종교적인 표현으로는 

십자가라 부르기도 한다. 며칠 전 우연히 길을 걷다가 무거운 가방을 메고 계단을 오르는 청소년을 봤다. 저들 가방에는 책이 가득 들어 있겠지만, 미래의 희망과 꿈도 함께 들어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애잔한 마음이 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 사람은 그렇게 자기만의 짐을 지면서 그렇게 묵묵히 걸어야 하는 존재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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