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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몸으로 하는 독서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9.04.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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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은 몸으로 하는 독서다. 철학가들과 예술가들이 남긴 위대한 명언과 작품들 대부분은 길 위에서 탄생했다. 나 역시 간혹 글감이 막히거나 머리가 복잡할 땐 가까운 공원을 한 바퀴  돌곤 하는데, 거짓말처럼(정말)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의 시야가 확 트이는 것을 느낀다.

수시로 변하는 자연의 배경은 내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꽁꽁 언 땅을 비집고 솟아나오는 연약한 새싹을 보노라면 노자가 말했던 强大處下(강대처하) 柔弱處上(유약처상)이 생각나기도 한다. 한마디로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

또 푸른 하늘에 듬성듬성 걸려 있는 구름을 보노라면 雲去雲來天本靜(운거운래천본정)華開花落樹常閒(화개화락수상한)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구름이 가거나 말거나 하늘은 본시 고요하고 꽃이 피거나 지거나 나무는 항상 한가롭다” 는 뜻인데, 그 때마다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곤 한다. 그렇다. 산책은 몸으로 하는 독서가 맞다.

‘산책’이라는 말도 뜯어보면 살아있는 책(冊)이 아닌가 싶다. 모든 길은 사색으로 들어가는 관문(關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요즘이야 말로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지 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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