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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은 법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19.03.1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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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끝나면 언어도 끝난다. 사람은 사랑할 때 살아있는 언어를 가지게 된다. 언어는 마음의 산소와 같기 때문에 신선한 언어를 주고받지 못하게 되면 사람은 시들시들 말라 죽게 된다. 수많은 모임 속에서 공허를 느끼는 이유도 산소 같은 언어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모임에 나가고 싶지 않은 이유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산소 같은 언어를 주고받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무장해제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 대상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먼저 盡心(진심)을 다하면 상대방도 眞心(진심)을 보여주게 된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가장 탁월한 처방전은 함께 공감하는 것이다. 그의 말에 공감해주고 그의 마음에 내 마음을 포갤 때 진정한 관계는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이게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귀한 것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는가. 보석 하나를 얻기 위해서 광부는 수 백 미터 굴을 파고 들어가는 법인데, 하물며 천하에 가장 귀한 마음의 보석을 얻는데 있어서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람들 관계가 1회용 인스턴트로 변질 되어 가는 것도 어쩌면 너무 조급하게 마음을 얻고자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나는 거뜬히 무릎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사람은 그런 존재다. 그렇다고 화려한 미사어구를 나열하라는 뜻은 아니다. 정말로 영혼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생수 같은 언어를 건져 올렸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사람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말로 인해 상처를 가장 많이 받는 존재다. 우리는 어쩔 수없이 그렇게 상처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자기 한계를 분명하게 가지고 있지만, 우리 마음을 치료하는 치료제 역시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다. 

나는 직업상 언제나 말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많은 손님을 응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그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 중에 역시 말을 알맞게 하는 손님을 보면 그 인품을 스스로 가늠하게 된다. 요즘 ‘언어의 품격’이라는 책이 사람들 입에 회자가 되고 있는 모양인데, 사람의 품격은 언어에서 나오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상한 말만 한다고  모두가 품격이 높은 것은 아니다. 상황과 분위기에 맞는 말을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 품격 있는 사람인 것이다.

때로는 당신이 무심코 하는 태도나 몸짓에서도 상대방은 당신의 품격을 읽어낸다. 비록 음성언어는 아니지만 그 또한 많은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도적 가치 또한 중요하다고 했던 것이다. 그렇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은 언어를 사용해 말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르게 말하지 않게 되면 짐승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 세상에 제일 무서운 무기가 핵폭탄이라고 한다. 핵폭탄은 인류를 한순간에 멸망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핵폭탄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말이다. 말은 한 순간에 인격을 죽이고 삶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더 깊다는 것도 다 같은 선상에 있는 말이다. 

흔히 사람의 귀를 세 개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두 개는 머리에 붙어 있지만 한 개는 바로 마음속에 있다. 마음의 귀를 통해 걸러진 말만이 상대방을 살리고 감동을 준다는 것,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꽃이 팡팡 피는 요즘, 당신 혀에도 아름다운 꽃향기가 물씬 풍겨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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