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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보다 ‘바름’이 더 중요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9.01.2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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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는 노래가 유행을 탄 적이 있었다. 우리 한글이 보여주는 재미중의 하나다. 세상에 놀라지 마시라! 한글 자모 24자로 표현할 수 있는 소리가 1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아마 문자를 주고받다가 누구나 실수를 한 적이 한 두 번은 있을 것이다. ‘고객님 감사합니다’를 ‘고객님 간사합니다’가 되기도 하고, 큰 딸인 ‘장녀’를 사랑한다는 말이 ‘창녀’를 사랑한다는 말이 되고, 회의 때 ‘가부’를 묻다가 ‘과부’를 묻다로 와전되기도 한다.

이런 일화를 예로 들자면 밑도 끝도 없을 테지만, 그만큼 우리 한글이 보여주는 표현의 세계가 다양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말을 잘못 활용하면 오해는 물론  패가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실제 있었던 일 가운데 대통령(大統領)이라는 한자를 ‘견통령(犬統領)’으로 잘못 표기(점 하나차이)해 지방 신문사가 문을 닫은 적도 있었다. 물론 박정희 시대 이야기다. 이런 예는 한자나 한글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니 영어도 마찬가지다. 요즘 드라마 중에 자녀 교육문제로 화제를 뿌리고 있는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고공행진을 하는 모양인데, 그 드라마를 볼 때마다 몇 가지 영어 단어가 생각나곤 한다. 엄마를 뜻하는 ‘머더(mother)’하고 살인을 뜻하는 ‘머더(murder)’가 그렇다. 혹시 당신은 이 두 발음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발음할 수 있는가? 드라마 속 극성스러운 엄마를 볼 땐, 두 단어가 더 헷갈리는 것을 느낀다.

학교를 뜻하는 스쿨(school)과 해골을 뜻하는 스컬(skull)도 마찬가지다. 물론 약간 차이는 있어 보이지만 빠르게 발음하면 둘 다 비슷하게 들릴 것이다. 하긴 ‘발음’과 ‘바름’도 소리는 비슷하니 더 이상 말해 뭣하겠는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발음’보다 ‘바름’이 더 중요한 데도 부모들은 영어 발음에만 신경을 쓸 뿐, 정작 중요한 ‘바름’에는 무관심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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