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시대 여류 시인이었던 설도(薛濤)는 꽃들이 활짝 핀 모습을 보고 이런 시를 남겼다. ‘꽃이 피어도 함께 즐길 수 없고/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도대체 내 님은 어디에 있는지 묻노니/꽃이 피고 지는 시절에’ 사실 사랑을 잃어버린 자에게 아름다운 꽃은 비수(匕首)나 마찬가지다.

광양시청 앞 매화동산에 홍매화 나무 두 그루가 꽃을 활짝 피웠다. 너무 이른 시기에 피어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지만, 꽃이 무슨 죄인가. 기온 조건이 맞으면 꽃이야 당연히 피고 지는 것을. 하긴 어디 꽃만 그러겠는가. 사람 역시 마음의 온도만 맞으면 사랑이 피고 지는 것을. 그러잖아도 20일만 지나면 입춘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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